[사설] 美 민간 탐사선도 달 착륙…‘5대 우주강국’ 비전 실현 속도 내라

미국 기업이 개발한 무인 달 탐사선이 달 착륙에 성공함으로써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었다. 우주 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이달 15일 발사한 자사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22일(현지 시간) 달 남극 근처에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민간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의 달 착륙 성공이자, 우주개발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민간을 활용한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젝트의 첫 성과이다. 정부 차원에서 전개돼온 글로벌 우주경쟁이 기업 단위로 확대되면서 기술·가격 양면에서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우주 개척 시장은 각국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치열하게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최강국 미국의 우주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러시아 외에도 일본·인도·아랍에미리트(UAE) 등 역시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본은 올해 들어 세계 다섯 번째 달 탐사국이 된 데 이어 대형 로켓 H3 발사까지 성공시켰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한 인도도 최근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최대 100%까지 허용하는 등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공격적 행보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2년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며 세계 7위 우주 강국에 진입했다고 밝혔으나 그 뒤로 우주 경쟁력은 답보 상태다. 우주 정책 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은 관련 법안이 지난달에야 간신히 통과돼 5월 설립을 앞두고 있다. 선도국들과 각국 기업들이 우주개발 속도전을 펴고 있지만 우리는 우주 사령탑도 세우지 못한 상태다. 글로벌 우주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세계 5대 우주 강국’ 비전을 실현하려면 더 늑장을 부려서는 안 된다. 정부는 신설되는 우주항공청에 주도적 역할을 부여해 선도국의 65~80% 수준에 머무는 우주 기술력 제고와 인재 양성, 투자 확대 등을 위한 정책 실천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연구개발(R&D) 강화와 세제·금융·예산 등 전방위 지원 및 규제 혁파 등으로 기업들의 과감한 도전을 뒷받침해 우주 강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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