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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디서 저렇게 똑같이 생긴 배우를 찾았냐.”
배우들의 출연료를 비롯한 제작비가 나날이 커지는 미디어 업계에서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딥페이크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딥페이크는 '진짜 같은 가짜'를 구현해 리얼리티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기술 도입 초기 단계에서 초상권과 일자리 위협 등 부작용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속 배우 손석구의 어린 시절로 등장한 아역 배우는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졌다.
이창희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얘기한 분들도 있었지만 리얼리티를 살리고 싶었다"고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작품에는 주인공 이탕(최우식)의 숨은 조력자 노빈(김요한)의 과거 시절과 불법 촬영 피해자 최경아(임세주)의 성형 전 모습 등도 딥페이크로 구현됐다.
지난달 종영한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에서도 '국민 MC' 송해를 부활시키기 위해 딥페이크 기술이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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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SNL 코리아 시즌5 예고편도 딥페이크로 보이는 CG 기술을 활용해 화제다. '소년시대로 회귀한 AI 크루'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이 영상은 SNL 크루 신동엽, 안영미, 이수지, 정이랑, 김원훈 등의 얼굴을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 속 장면에 합성했다. 신동엽은 온양 '찌질이' 병태로, 권혁수는 부여의 소피 마르소라 불리는 강선화로 만들어졌다.
미디어 업계에선 딥페이크 배우를 활용하는 사례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제작사 PD는 “아직까진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하는 비용이 보조출연자 인건비보다 더 비싸다”면서도 “기술이 발전할수록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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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딥페이크 기술의 활용을 두고 윤리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AI가 가상 배우들의 연기 장면을 만드는 데 쓰이는 ‘컴퓨터 생성 이미지(CGI)’ 기술을 훨씬 쉽고 저렴하게 만들어 배우가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배우들이 이를 이유로 들어 파업에 나서기도 했었다. 유명 배우들은 자신을 본따 만든 AI 트윈 배우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스턴트 대역이나 단역 배우들의 일자리는 줄어든 다는 것이다.
톰 행크스는 "이제 누구나 AI, 딥페이크(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영상에 합성) 기술로 나이에 상관없이 자기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며 "내가 내일 버스에 치여 크게 다치더라도 내 연기는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