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을 이끄는 전문가] “국제통상, 규제의 시대 도래…경제안보 TF 첫 신설”

<1>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팀
美, EU 힘의 논리 따른 ‘기울어진 운동장’서
선제 대응 중요해…국제통상팀 올해 20주년
국내 통상역사 함께한 우수인재가 최고 강점
국제통상연구원은 변호사 자문 등 돕는 ‘헬퍼’
지난해 국내 로펌 최초로 경제안보 TF도 신설

변호사 ‘3만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 법무법인(로펌)들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한 단계 성장을 위해서는 우수 인력 확보를 통한 전문성 강화와 함께 특성화 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에 따라 올해 새로운 성장·도약을 꾀하는 국내 주요 로펌내 그룹·팀·태스크포스(TF)를 만나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팀 정기창(왼쪽부터) 외국변호사(공동팀장)와 최석영 고문, 이태호 고문, 박태호 고문(국제통상연구원장)이 23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중심으로 대등하게 경쟁하던 국제 통상 생태계에 이른바 ‘규제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팀은 정부·기업들이 총성 없는 전쟁에서 생존을 넘어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전우’가 되겠습니다.”


정기창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팀 공동 팀장(외국변호사)는 2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글로벌 통상 흐름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힘의 논리에 따라 미국, 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각종 규제를 내세우면서 각 국가 사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수출이 주력인 만큼 정부·기업들의 촘촘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국제 통상 생태계에서 한 발 앞선 대응만이 성장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4년에 설립돼 올해 스무살이 된 광장 국제통상팀의 최대 강점은 인적 구성이다. 총 40여명에 달하는 인재에 국내 통상 역사를 함께 한 인물들이 줄줄이 포진하고 있다.


대표적 인물 가운에 한 명이 외교통상부 FTA 교섭 대표와 주제네바 국제기구 대표부 대사를 지낸 최석영 고문으로 지난 2016년 합류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박태호 고문의 경우 2017년도, 외교부 차관 출신인 이태호 고문도 지난해부터 국제통상팀 구성원으로 활동 중이다.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진현 전 한국무역협회 상근 부회장도 각각 2015년과 2021년 합류, 광장 국제통상팀 고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특징은 우리나라가 미국과 EU 등과 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또 각 분야에서 국내 통상 역사를 함께 했다. 임 전 장관을 시작으로 지난해 이 전 차관까지 고문으로 함께 하면서 이른바 국제 통상 부문 ‘어벤져스팀’을 꾸린 셈이다. 이는 WTO 한·일 방사능 수산물 분쟁과 한·미 세탁기 분쟁, 한·EU FTA 노동 분쟁 등에서 승소라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EU 수출 통제 및 경제 제재 등에 대해 정부·국내외 기업들의 자문을 맡게 되는 근간이 됐다. 광장 국제통상팀이라는 이름 뒤에 항상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광장 국제통상팀은 선제적 대응으로 ‘의뢰인에 따른, 의뢰인에 의한, 의뢰인을 위한’ 법률 서비스 구성을 완료했다. 광장 국제통상팀 내에는 국제통상연구원이 운영 중이다. 이는 변호사들의 법률 자문 활동을 지원하는 곳으로 박 고문을 비롯해 석·박사급 연구원 3명으로 구성됐다. 박 고문은 “국제 동향을 파악·분석해 변호사들에게 지원하는 ‘헬퍼(Helper)’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에는 급변하는 국제 통상 기류에 대응하고자 국내 로펌 가운데 최초로 경제안보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는 글로벌 변화에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최 고문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중심으로 한 국제 통상 패러다임은 미국, EU 등이 앞다퉈 규제를 쏟아내면서 변화하고 있다”며 “혹시 모를 분쟁을 예방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각 기업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고문도 “글로벌 통상 생태계 변화의 핵심은 코로나 19 사태 종료 이후 강화되고 있는 자국 보호주의”라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등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국제 통상 질서에 변화가 생기면서, 경제 안보라는 개념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장 국제통상팀이 국제통상연구원·경제안보 TF 등을 중심으로 정부·기업에 대한 양질의 법률 서비스 제공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는 이유다.


정 변호사는 “국제 통상 흐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대응책 마련이 없을 경우, 정부는 물론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광장 국제통상팀은 전문성을 지닌 인력을 바탕으로 정부·기업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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