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두고 집단 반발하는 의사들을 향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대 정원을 두고 의사들이 환자 목숨을 볼모로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다”며 조속한 현장 복귀를 요청했다. 특히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면서도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기조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5일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기존 2000명을 의사 측과 조율해 낮출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현재 추계한 2000명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필요한 인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의대에서 어느 정도 교육할 수 있는지 조사가 있었고, 최소 2000명이 넘는 숫자로 최대 3500명까지 요청이 왔었다”고 설명했다.
성 실장은 “의대 정원 인원 자체가 현재 너무 오랫동안, 30년간 한 번도 증원되지 못한 관계로, 감소된 인원이 누적해서 7000명 정도”라며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는) 이를 반영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강경한 어조로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조목 조목 “사실과 다르다”며 정면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전, 필수 의료 종사 의사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들어본 적이 없고 최근 소아청소년과에 대해 해결책을 하나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바는 사실과 다르다”며 “정부가 필수 의료 지방 의료 붕괴의 원인인 저수가 의료 전달 체계 미비, 의료사고, 법적 보호 시스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갑자기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2일 서울대병원 소아병동을 방문하여 의료진, 환자와 보호자와 간담회를 갖고 소아 의료 체계를 조속히 개선할 것을 지시했고 지난해 10월 19일에는 충북대 병원을 방문, 지역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 중추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한 필수 의료 혁신 전략회의를 주재했다”며 “국립대 병원장, 국립대 총장 등 의료계와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1일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의료 개혁을 주제로 민생 토론회를 주재하고 필수 의료 분야 의사, 소방대원, 의료사고 환자 가족, 시민단체의 의견을 경청했다”며 “민생 토론회 당시 대통령은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인들의 법적 부담 완화를 위해 수사 절차를 개선할 것을 지시했고, 이는 즉각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지역 의료 필수의료 강화와 의사 확충을 위해 의료계 및 각계를 대상으로 130여 회에 걸쳐 의견 수렴을 진행한 바 있다”며 “의사협회와는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역의료 필수 의료 정책과 의사 인력 확충에 대해 28차례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의료와 필수 의료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개선 대책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월 필수 의료 지원 대책△2월 소아 의료 체계 개선 대책△3월 응급의료 기본계획△9월 소아 의료 체계 개선 대책 보완 방안△10월 지역 국립대병원 육성 등 필수 의료 혁신 전략△올해 2월 필수 의료 4대 패키지 등을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필수 의료 4대 패키지에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강조한 의료사고 사법 리스크 완화, 의료 전달체계 개선 등 지역 의료 강화 10조 원 이상의 필수 의료 보상 계획 등이 포함됐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건강보험 종합계획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발표 대책 이행과 관련해 과감한 투자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필수 의료 강화 등을 위해 9000억 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투자를 의결△소아 의료를 위해 3100억 원 수준의 재정 투자를 결정 이행△향후 필수 의료 패키지 이행을 위해 10조 원 이상의 필수 의료 투자 계획 이행을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의사들의 조속한 복귀도 당부했다. 김 대변인은 “교수협의회는 성명에서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 사태가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이 있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한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의사들이 환자 목숨을 볼모로 집단 사직서를 내거나 의대생이 집단 휴학기를 내는 등의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료인들의 현장 이탈로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까 국민들의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의료인들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환자의 곁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은 의사들과의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놨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대 정원 2000명은 정말 양보하고 양보해서 최소한으로 나온 숫자”라며 “이것을 협상하지 않는 한 우리는 (대화나 협상에) 못 나온다는 것은 아예 대화를 안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화의 문은 계속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