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어려운 中企 근로자, 단축근무로 눈돌렸다

고용부, 작년 육아휴직·근로시간 단축 사용 분석
휴직, 출산율 감소·올해 혜택 대기 수요로 소폭↓
중소기업 휴직 사용난 여전…정부, 고민 깊을 듯

시민들이 지난해 11월 29일 눈 내리는 서울 여의도에서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육아휴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업장 근로자가 육아기 근로시간을 줄여 육아 어려움을 해결하려 한다고 볼 수 있는 정부 통계가 나왔다. 이는 사업장 영세성, 대체 인력 구인난 탓에 육아휴직이 어려운 대다수 중소기업이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25일 고용노동부가 작년 육아휴직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 현황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자는 12만6008명으로 전년 대비 3.9%(5076명) 감소했다. 출생아 수를 고려하면 실제 활용률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작년 1~11월 출생아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8.1%(1만8718명) 감소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녀 연령 12개월 이내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혜택을 부여하는 ‘3+3 부모육아휴직제’가 올해 ‘6+6 부모육아휴직제’로 확대 개편된 영향도 있다. 올해 이 제도 활용을 위해 작년 육아휴직을 쓰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가 작년 2만3188명으로 전년 대비 19.1%나 급증했다는 점이다. 2019년부터 육아휴직과 별개로 사용 가능해진 이 제도의 주 이용 사업장은 중소기업이다. 전체 사용자 중 중소기업(우선지원 대상기업 기준) 사용 비중은 64.4%로 전체 사용자 중 육아휴직 사용 비중(55.6%) 보다 높았다. 회사 사정상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하기 쉽지 않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대안으로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중소기업, 남성 누구나 일·육아 지원제도를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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