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의 또 하나 관전 포인트는 국내 이동통신사 간 도심항공교통(UAM) 기술 경쟁이다. 양사 모두 상용화 속도전을 벌이는 가운데, SK텔레콤은 기존보다 발전된 실물 기체를, KT는 처음으로 체험공간을 전시한다.
KT는 이날 자사 전시관에서 UAM 체험공간을 마련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KT는 ‘UAM 교통 트윈’, ‘스카이패스’ ‘5세대 이동통신(5G)-위성 듀얼링크’ 등 UAM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독자 기술을 적용하는 한편 관람객의 체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가상의 비행 화면을 띄울 수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 공간을 설치했다.
UAM 교통 트윈은 UAM에 디지털트윈, 즉 현실의 사물이나 상태를 가상에 복제하는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UAM을 운항하기 전에 실제 데이터를 반영한 가상 환경에서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UAM 버티포트(정거장) 사이에는 여러 비행경로가 있을 수 있는데 고층빌딩, 비행금지구역, 유동인구 등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경로를 찾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또 비행 승인 단계에서는 운항사가 제출한 비행 계획을 시뮬레이션으로 분석, 충돌과 같은 위험한 상황이 예측되면 비행 스케줄을 조정해 사고 발생 위험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응급환자나 돌풍 발생 등 비상상황에 최적의 비상착륙지를 찾는 데도 쓰일 예정이다.
스카이패스는 고도 300~600m, 폭 100m의 UAM 회랑(비행 경로)에 5G 항공망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회상 특성에 맞춰 솔루션과 안테나를 최적화하고 기지국 원격 제어로 망 품질을 높일 수 있다. 5G-위성 듀얼링크는 위성통신을 활용해 망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항공망의 지원 범위를 회랑 바깥으로 확장해 UAM이 회상을 이탈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제어토록 하는 지원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UAM 기체를 실물 크기로 전시하며 역시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김포공항-워커힐 노선의 비행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자사 전시관에서 제공한다. SK텔레콤은 UAM 기체 제작사 조비에비에이션과 협력 중인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UAM 기체의 규모와 성능을 키운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은 자사 항공망은 물론 동시에 무인 자율비행, 지상 교통과 연계한 개인화 서비스 등 인공지능(AI) 기술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양사는 국토교통부가 UAM 상용화를 위해 추진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실증사업에 각자 협력사들과 참여 중이다. SK텔레콤은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티맵모빌리티, KT는 대한항공·현대건설·인천국제공항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