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실망감에 외국인 매물 폭탄…자동차·지주·금융 급락 [오전 시황]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이 공개된 가운데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코스피가 하락 중이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로 주목 받아온 자동차·지주·금융주이 실망 매물의 영향에 큰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오전 9시 36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06포인트(0.41%) 내린 2656.64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35포인트(0.39%) 내린 2657.35에 출발한 바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3.15포인트(0.36%) 오른 871.7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은 0.51포인트(0.06%) 오른 869.08에 출발하며 코스피와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모두 순매도세를 보이는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75억 원, 98억 원을 순매도 중이다. 개인이 663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8억 원, 32억 원을 팔았으며 개인이 532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중에서는 자동차·지주·금융주들이 모두 크게 하락 중이다.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각각 2.25%, 3.29% 하락했다. 이 밖에 삼성물산(028260)(-5.25%), KB금융(105560)(-6.69%), 신한지주(055550)(-6.00%), 삼성생명(032830)(-6.28%), 하나금융지주(086790)(-7.64%), LG(003550)(-3.05%), SK(-5.54%) 등이 나란히 급락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0.27%, 1.36%씩 오르는 중이며 LG에너지솔루션(373220)(0.5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37%) 등도 상승 중이다.


이날 국내 증시의 약세는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안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상장사들에게 주주환원 강화 등을 강제하는 수준의 안이 프로그램에 담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세제 지원 등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설계됐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자율에 맡기는 권고 형태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꾸려진다면 차익매물이 나올 공산이 크다”며 “한국 증시에 대규모로 들어온 외국인이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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