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숍으로 'TV 구독' 넓히는 LG…저성장 돌파구 찾는다

글로벌 TV 출하·판매량 격감 속
지난달 구독 판매량 前분기 두배
가전 포화에도 온라인 매출 급증
록인 효과에 수익성 개선 기대감
2030년 '매출 100조' 동력 꼽혀

LG전자 온라인 홈페이지 내 TV 구독 신청 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LG전자(066570)가 10여 년 만에 최저 출하량을 기록하는 등 TV 사업 부문의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TV 구독 사업을 확장한다. 구독 수요가 높은 온라인 영역으로 채널을 확대하는 한편 단순히 제품을 빌려주는 것과는 차별적인 이용자 경험을 선사해 ‘록인 효과’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초부터 온라인 브랜드숍을 통해서도 TV 구독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베스트샵 등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다. 온라인 영역으로 판매 채널을 넓힌 만큼 LG전자는 TV 구독 판매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순히 구독 상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 외에도 최근 구매자들의 소비자직접거래(D2C)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회사의 주요 유통 통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TV에 앞서 구독 상품을 출시한 가전제품들 역시 오프라인 대비 온라인의 매출 비중이 높다고 밝혔다.





올해 1월 기준 TV 구독 상품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 월평균 구독 수량의 두 배를 넘을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전 시장이 전반적인 포화 상태에 있지만 지난해 온라인 브랜드숍 매출을 전년보다 2배 이상 확장했다. 한국뿐 아니라 영국·독일 등 선진 시장과 신흥 시장인 인도·멕시코·브라질·이집트에서도 관련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구독 사업은 깊은 저성장의 늪에 빠진 TV 사업을 구할 카드로 꼽힌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연간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1억 9500만 대로 집계됐다. 연간 출하량이 2억 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처음으로 2억 대를 돌파한 후 처음이다. 올해 역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유럽 등의 국가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 감소에도 고금리 환경으로 인해 여전히 소비자 지출이 TV 구매 수요를 억제하고 있고 부동산발 불경기로 중국 시장의 소비세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증권은 올 1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이 TV 사업을 맡고 있는 HE(홈엔테인먼트)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구독 상품의 높은 수익성을 통해 악화한 수익성 부분도 개선할 계획이다. 구독 상품은 구매자들의 월 부담 비용이 낮아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고 이는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기준 구매자들이 많이 구독한 TV는 스탠바이미(스탠바이미 고 포함), 65형 올레드 TV, 55형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이 주를 이뤘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CES 2024 현장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구독 사업을 2030년 매출 100조 원 달성을 위한 동력으로 꼽기도 했다. 조 CEO는 “국내 가전 시장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구독 등 새로운 사업 방식으로 연평균 7%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구독 상품은 한 번 발을 들이면 이탈률이 낮은 록인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구독 상품을 단순히 제품을 빌려준다는 차원을 넘어 무상 수리, 제품 관리 등 부가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단순히 새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가전이 해결하지 못하는 가사 영역에서 도움받기를 원하고 있다”며 “가전제품 유지 보수에 드는 소모품 교체, 세척 등 관리 영역을 제공해 한 번 편의성을 경험한 고객들이 다른 가전도 자사 제품을 쓰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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