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주역' 커틀러 "트럼프, 韓에 10% 관세땐 FTA위반"

커틀러 前 한미 FTA 수석대표
대미 무역흑자 빌미로 규제 우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출신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이 22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KOTRA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를 한국 등 FTA 파트너에게 적용한다면 “미국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커틀러 부회장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통상 전문가로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수석대표였다.


커틀러 부회장은 22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말한 것은 보편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는 내용뿐이기에 불분명하다. 그것이 FTA 국가에도 적용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FTA에 입각해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두 파트너 사이에서 임의로 관세를 올리는 것”이라면서 “그 부분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우리가 서명했던 부분이고 트럼프 행정부도 재협상을 한 부분이다. 그들도 이 협정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경우 미중 관계에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60% 급격하게 인상하는 방안도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25%에 60%를 더하면 85%의 관세로, 이는 ‘금지 관세’”라면서 “미국과 중국의 심각한 디커플링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틀러 부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지난해 급격히 늘어난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 삼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려되는 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줄고 있었고 그것을 트럼프 행정부에서 반겼다는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지난 몇 년은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 부문에서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증가세에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약 대선에서 이길 경우 2기 행정부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우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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