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글로벌 통신사들과 AI 합작법인 만든다…소뱅도 합류 [MWC 2024]

최태원 직접 나서 동맹 결성
도이치·싱텔·이앤 등 5개사
빅테크 맞서 ‘통신 특화’ AI
13억 가입자에 맞춤 서비스

SK텔레콤이 글로벌 이동통신사들과 인공지능(AI)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합작법인을 연내 설립한다. 이들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같은 빅테크에 맞서 전 세계 13억 가입자가 쓰는 통신 서비스에 특화한 AI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워커힐에서 SK텔레콤과 글로벌 주요 통신사 경영진들이 모인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SK텔레콤

SK텔레콤은 2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 3관의 자사 전시관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주재로 ‘글로벌 텔코(통신사) AI 얼라이언스 창립총회(GTAA)’를 개최하고 세계 주요 통신사 경영진들과 AI 기술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기존 협력사인 도이치텔레콤, 중동의 이앤(e&), 동남아시아의 싱텔에 이어 일본 소프트뱅크까지 합류해 총 5개사가 합작법인에 참여한다.


SK텔레콤은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통신사에 특화한 대형언어모델(LLM)을 의미하는 동시에 회사의 이번 전시 주제인 ‘텔코 LLM’을 본격적으로 개발한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5개사를 합쳐 총 13억 명에 이르는 가입자 데이터를 활용해 통신에 특화한 LLM을 갖추고 관련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콜센터를 대체하는 AI콘택트센터(AICC)가 대표적인 예다.


이는 빅테크들이 먼저 선점한 챗GPT 같은 범용 LLM에 맞설 틈새전략이기도 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텔코 LLM은 범용 LLM보다 통신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용자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다”며 “텔코 LLM이 개발되면 전 세계 통신사들이 각국의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AI 에이전트(비서)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7월 합작법인의 전신인 AI 연합체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출범했으며 이번 MWC 2024를 기점으로 회원사 규모를 본격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유영상 대표가 이날 GTAA에 이어 20여개 통신사들을 초청해 협력 참여를 제안하는 행사를 열었고 텔코 LLM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GTAR)’ 모임을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합작법인을 기반으로 GTAA를 확장해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며 “전 세계 13억 통신 가입자가 통신사 특화 LLM을 통해 새로운 AI 경험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히유키 츠쿠다 소프트뱅크 부사장도 “강력한 동맹을 통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혁신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며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술 혁신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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