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 측 배당확대·정관유지 요구에 정면반박

"영풍 측 배당안 도입시 주주환원율 96% 육박"


고려아연이 최대주주인 영풍의 배당 확대 등의 제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경쟁을 벌여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 간 신경전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고려아연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관한 의견 표명서’를 공시했다. 이는 이달 19일 영풍 측이 소액주주 등을 대상으로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해 공시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에 대한 사측의 공식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의 1주당 1만 원을 배당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철강 및 비철금속 업계 주요 기업들 대비 높은 배당성향과 주주 환원율을 유지해오고 있었고 지난해 중간배당으로 1주당 1만 원을 집행했다”며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1000억 원의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결정으로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총 주주 환원율은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76.3%를 기록했다”며 “권유자(영풍) 측에서 제안한 기말배당안 주당 1만 원은 배당성향 77.1%에 해당하며 이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 환원율이 96%에 육박해 주주 입장에서는 (주주 환원책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불측의 손해를 가져올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신주인수권 및 일반공모증자 정관 변경을 취소하라는 영풍 측의 요구도 일축했다. 앞서 영풍은 “고려아연은 2022년 9월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전체 주식의 16% 상당을 외부에 넘겨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현 정관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의해 제정된 상장회사 표준회사 문구를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이후 전혀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현행 상법 등 관련 법령의 취지에 맞지 않고 내용이 불명확해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제3자배정을 통한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 배제는 경영상 목적 달성에 필요한 경우로 제한된다는 점을 명확히 해 주주의 신주인수권이 제한되거나 불리해지는 사정이 없어 정관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권유자 측 제안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최 회장 측과 장 고문 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0%대 초반으로 비슷하다. 이에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과 장 고문 측이 본격적인 표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영풍그룹을 설립한 후 지난 75년간 고려아연은 최 씨 일가가, 전자 계열은 장 씨 일가가 맡아서 경영해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