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27일 주가순자산비율(PBR) 1을 밑도는 기업의 저평가 개선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관련 연기금의 움직임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김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안 발표에서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기업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과 세부안이 추후에 공개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현했다”며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과도했다는 측면에서 충격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5월 2차 세미나, 6월 가이드라인 확정, 이후 준비된 기업부터 참여 일정으로 5월 2차 세미나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저PBR 테마는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기금 행보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김 연구원은 “추후 기간 조정이 완료되면 다시 정부가 요구했던 투자지표들(PBR, PER, ROE,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현금흐름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며 특히 연기금의 동향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에서의 추후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재료는 ‘연기금’”이라며 “정부는 밸류업 지수 및 ETF를 출시를 계획중이며 기관에서 이를 벤치마크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만큼 일본 사례에서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도 연기금 위주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실행도 연기금 행보에 주목해야하는 요소로 꼽혔다. 김 연구원은 “모든 기업 대상으로 밸류업 따른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이 언급됐다”며 “연기금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 혹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 21일 '2024년도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선정계획'을 통해 '가치형 주식' 운용사 3곳을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약관 또는 계약서상 펀드의 60% 이상이 주식으로 운용되는 펀드들의 총 수탁고가 2000억 원 이상인 운용사'를 최대 3곳까지 선정하겠다는 내용이다. 국민연금이 제시한 '가치형'은 '기업의 시장가치가 본질가치 대비 일시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투자(‘가치 투자’)하여 중장기 초과수익률을 창출하도록 운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정부가 벤치마크하고 있는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상 '저PBR주' 투자를 연상케 한다. 국민연금은 29일까지 제안서를 접수 받은 뒤 다음달 19일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4월이 되면 본격 투자 집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