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요구 수준을 완화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기존 타협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던 의제에서 한발씩 물러서는 분위기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이 실질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CNN방송은 26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이스라엘 완전 철군’ 요구 등 그동안 고수해 온 핵심 요구사항을 일부 철회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프랑스 파리 4자 회의와 관련해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와 전쟁의 종식을 주장해온 측면에서 주요 장애물이 해결됐다”면서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에 대한 하마스의 요구도 줄었다”고 말했디. 다른 외교 소식통도 1단계 협상에 대한 합의를 앞두고 하마스가 입장을 누그러뜨렸다고 확인했다.
해당 논의에 참여한 이들은 합의가 여러 단계에 걸쳐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아울러 초기 합의가 이뤄지면 하마스는 처음 요구했던 것보다 더 적은 수의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이스라엘 인질을 맞교환 석방하고 6주 이상 휴전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측도 하마스 요구를 들어주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진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협상단이 가자지구에 역류 중인 인질 석방을 대가로 장기 복역 중인 유명 팔레스타인 수감자도 석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주요 테러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15명과 이스라엘 여군 5명을 맞교환 석방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이스라엘 대표들이 비공개로 동의했다는 것이 보도의 내용이다. 다만 하마스는 이 제안에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스라엘,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4개국은 지난주 파리 회의에서 협상 기본안에 합의하고 26일부터 카타르에서 후속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 등은 이번 회의에서 하마스가 40명 정도의 인질을 석방하면 6주간 휴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협상안을 이스라엘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주변국들은 내달 10일 시작하는 라마단 전 합의를 중재해낸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스라엘 자국 내 극우 세력이 강경 입장은 중요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