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직관' 패키지…가슴이 뛴다

■관광 연계 스포츠 직관 상품 잇따라 매진
인터파크 '두산 vs 소뱅 스페셜매치'
日 항공권 확보 이점…하루만에 완판
오사카 F1티켓도 벚꽃관광 더해 인기
모두투어, 해설가와 함께 MLB 직관
하나투어는 NBA 상품 올 재추진 검토
종류 다양해지고 '명당 좌석'에 입소문



하나투어 여행객이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직관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하나투어

일본 스즈카 서킷 경기장 전경. 사진 제공=인터파크트리플

두산베어스 광팬인 회사원 A 씨. 국내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챙겨 볼 정도다. 그는 3월 3일 후쿠오카에서 소프트뱅크와 두산베어스의 친선경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휴가 계획을 짜고 있다. 야구 경기도 보고 후쿠오카도 여행하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A 씨는 “한국인이 일본 여행을 많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처음에는 돌아오는 항공편이 없어 포기했었다”며 “여행사에서 야구 직접 관람(직관) 패키지를 판매했는데 괜찮은 것 같아 결제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이 최근 선보이는 스포츠 경기 직관 패키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에서 인기 스포츠 스타가 출전하는 경기를 직접 보고 싶은 팬을 대상으로 경기 직관에 덤으로 관광까지 할 수 있다는 매력이 통하고 있다. 최근에는 야구·축구뿐 아니라 농구·럭비·포뮬러원(F1) 등 패키지 상품으로 개발하는 스포츠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지난달 27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 대 소프트뱅크 호크스 스페셜매치 특별 관람 홀릭 패키지를 출시한 지 하루 만에 완판했다. 패키지는 100명을 대상으로 기획됐다. 이달 중순에 선보인 모두투어의 ‘전문가와 함께 떠나는 메이저리그 직관 상품’도 마찬가지다. 이 상품은 한승훈 해설가, 도상현 기자가 동행하는 상품으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쇼헤이 오타니(로스앤젤러스 다저스)의 세 경기를 직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최대 30명을 모객하는데 1주일도 안 돼서 28명이 찼다.



샌프란시스코의 체이스센터 앞에서 여행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하나투어

이들 상품이 흥행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스포츠 경기 직관만 갖고 패키지를 계획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의 후쿠오카 야구 패키지는 일본에 가는 여행객이 많아 개별로는 비행기 좌석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항공권 좌석을 확보할 수 있는 게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패키지 여행객에게만 내야 응원석 및 선수단과의 단체 사진 촬영 등의 혜택이 제공됐다. 모두투어는 이정후 선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3루 내야석에 앉거나 럭셔리 관중석인 프리미엄 스카이박스에서 직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국가가 단거리·장거리인지에 따라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관광할 거리가 많은 지역일수록 경기 직관 외에 다른 이점이 많아야 패키지 모객이 더 잘된다”고 말했다.


스포츠 여행 상품의 가능성을 엿본 여행사들은 야구·축구 외에도 다른 종목으로 범위를 확대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전문가가 동반하는 미국프로농구(NBA) 직관 상품을 판매해 당일 완판했다. LA 클리퍼스 vs LA 레이커스 경기(올해 1월 23일)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vs 새크라멘토 킹스 경기(1월 25일)를 직관하고 골든 스테이트의 옛 구장인 오러클 아레나와 새크라멘토 킹스의 홈구장 외부를 둘러보는 일정이 포함된 상품이었다. 9일간의 일정으로 약 776만 원에 판매됐다. 당시 20여 명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차례 진행됐다. 하나투어 측은 “처음으로 농구 팬을 겨냥한 NBA 직관 여행 상품을 선보여 단기간에 완판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이용객의 후기도 좋았다”며 “올해도 진행할지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오타니 선수의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미국 뉴욕의 시티필드 구장. 사진 제공=모두투어

인터파크의 경우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하는 ‘스즈카 F1 그랑프리’ 홀릭 상품이 출발일을 두 달여 앞두고 매진을 기록했다. 오사카의 유명 레이스 코스를 직관할 수 있는 특별석 티켓과 F1 웰컴 기프트가 포함됐다. 일본 벚꽃 시즌에 맞춰 벚꽃 구경까지 할 수 있어 조기 매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파크는 이 외에도 캐세이퍼시픽과 손잡고 홍콩 럭비 세븐스 패키지도 모객 중이다. 인터파크 측은 “후쿠오카 야구 패키지가 인기를 끈 후 외국 항공사, 관광청 등에서 먼저 협업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며 “올해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럭비 세븐스의 30주년을 기념해 캐세이퍼시픽과 함께 패키지를 기획해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스포츠 직관 상품의 전통적 강자인 축구의 경우 여행사들이 상품 기획을 잠정 중단하는 분위기다. 앞서 여행사들은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의 홈경기를 관람하는 영국 런던 패키지, 이강인이 소속된 파리 생제르맹의 경기를 보는 패키지 등을 기획해 판매해왔다. 한국 선수들이 현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직관 수요가 뛰고 이용 후기도 좋았다는 게 여행사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아시안컵에서 이강인이 손흥민과 충돌한 게 알려진 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뒤 상품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강인 선수가 빠르게 사과했지만 당장 직관 상품을 재개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좀 더 시장 분위기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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