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에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인공지능(AI)을 넣어 충돌 사고가 나기 전에 킥보드를 정지시키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정명훈(사진) KT 디지털전환(DX)사업본부 사물인터넷(IoT)사업담당 상무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2일차인 27일(현지시간) 전시장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에서 취재진을 만나 회사의 ‘온디바이스 지능형사물인터넷(AIoT)’ 개발 현황을 소개하며 올해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온디바이스AI가 스마트폰 같은 기기에 직접 AI모델을 내장해 외부와의 연결 없이도 스스로 빠르게 연산할 수 있는 AI 기술이라면, 이것과 IoT를 결합한 것이 온디바이스 AIoT다. 지능형 폐쇄회로(CC)TV·센서 같은 IoT 기기가 직접 AI 연산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가령 지능형 CCTV는 녹화한 화면에서 사고 탐지 같은 AI 연산을 할 때 클라우드를 통해 외부의 서버가 필요하지만, 온다비이스 AIoT 방식으로 만들어진 카메라는 같은 작업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다.

정 상무는 “현재 KT는 ‘AI 전기차 충전기’, ‘AI 스쿠터’, ‘스마트 사이니지’ 등 세 가지 대표적인 온디바이스 AIoT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AI 전기차 충전기는 충전소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전기차 충전 중 화재와 연기가 발생하면 이를 감지해 신속하게 알람을 울리는 기술이다. 전기차의 고질적 문제인 충전 중 화재 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충전소에 차량이 들어오고 나가는 상황과 충전기 커넥터가 방치되는 상황까지 카메라가 감지함으로써 충전소 관리 효율을 높여준다.

KT는 지바이크와 손잡고 전동킥보드에도 카메라 형태로 온디바이스 AIoT 기술을 탑재했다. 정 상무는 “주행 중 충돌이 발생했을 때 AI의 모션센싱(동작감지) 결과를 서버에 올림으로써 보험료 산정 등 사고 후처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또 카메라가 주변 사물, 환경과의 거리도 인식해 너무 가까워지면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시킴으로써 충돌을 예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킥보드 주차장, 가로수 옆 등 6가지의 적합한 주차공간에 킥보드를 주차한 이용자에게는 보상을 지급하고 그렇지 않은 이용자에게는 경고를 하는 사업모델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세 번째로 택시 위 광고판인 사이니지에도 온디바이스 AIoT를 심었다. 기본적으로 카메라를 통해 유동인구와 주변상권 등을 분석함으로써 택시가 지나는 지역별로 맞춤 광고가 가능하도록 한다. 나아가 위치, 날씨, 교통량, 유해가스, 미세먼지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들도 탑재해 광고 목적 외에도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거래하거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 등 공공에 제공하는 사업모델도 검토 중이다. 정 상무는 “모토브와 손잡고 서울에 2500대 택시에 스마트 사이니지를 도입했다”며 “1시간이면 (원하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를 온디바이스 AIoT 사업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전기차 충전소뿐만 아니라 CCTV가 설치되기 어려운 등산로 같은 곳, 범죄 사각 지대, 격오지 등으로 온디바이스 AIoT 장비의 적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