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의 허벅지와 엉덩이에 피멍이 들 정도로 과잉 체벌을 해 논란을 일으킨 교사가 변호사를 선임해 수사 절차를 미루는 등 아직 징계 처분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공분을 샀다.
24일 JTBC '사건반장'은 교사에게 과잉 체벌을 당한 학생들의 학부모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앞서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 A 씨는 교사 B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지난해 12월 22일 전주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5학년 담임교사 B 씨가 학생의 허벅지를 막대기로 4~5차례 때렸고, 이로 인해 피멍이 들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사건반장에 사연을 제보하며 처음에는 절뚝이며 집에 돌아온 아들이 "축구하다 넘어졌다"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며칠 뒤 다른 학부모에게 "우리 아들과 댁 아들이 담임 선생님에게 맞았다"는 전화를 받고 진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피해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처음에 교사의 폭력을 숨긴 것에 대해 'B 씨가 아이들의 입단속을 해서'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지난 1년간 '엎드려뻗쳐'같은 체벌도 종종 받아왔는데 B 씨는 그럴 때마다 아이들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협박을 했다는 것이었다. 또 지난해 여름 있었던 서이초 사건을 구실로 아이들에게 "이제 체벌해도 된다"는 말도 해왔다고 학부모들은 주장했다.
피해 학생들은 허벅지와 엉덩이에 피멍이 들 정도로 맞았지만 교사 B 씨는 당당했다. 그는 학부모와의 통화에서 "깨달음을 주려고 했다", "맞을만하니까 때렸다", "신고할 테면 신고하라"며 되레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사건이 보도되면서 이슈화가 되자 B 씨는 그제야 "통화 당시 당황해서 아무 말이나 했다. 죄송하다"며 사과의 문자를 보냈으나, 피해 학생의 학부모들은 "반성의 기미조차 없는 가식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선처해달라는 식으로밖에 안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사건은 검찰로 송치된 이후 감감무소식 상태다.
A 씨는 "제가 엄벌 탄원서와 진정서를 법원에다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변경되고 수사조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B 씨도 교사노조위원회와 인권센터에 진정서를 낸 걸로 알고 있고 변호사를 선임해서 수사 절차를 미뤄왔던 점을 봐서는 빠져나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건 발생 직후 바로 방학이 돼 B 씨와 아이들은 즉시 분리됐다. 또 B 씨는 올해부터 전출된 상황이라 학교에서 아이들과 마주칠 일은 없다.
그러나 B 씨는 자신의 전출 사실을 알고 아이들에게 "너희 신고해도 돼. 어차피 나 내년부터 다른 학교 발령 나"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도 전해져 피해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A 씨는 "명백하게 아동 학대가 맞고 힘없는 아이들한테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행동한 것에 대해 선생님이 꼭 구속돼서 반성하길 바란다"며 "처벌을 받은 이후에는 교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시면 좋겠다"고 씁쓸하게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