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자체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AI 에이전트(비서)’를 개발한다. 개인과 기업·기관은 물론 사내에서도 폭넓게 활용 가능한 AI 비서를 자체 개발 중인 LLM의 상용화를 위한 첫 서비스로 점찍었다.

황현식(사진) LG유플러스 대표는 28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가 진행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에서 한국 취재진과 차담회를 갖고 “올해 자체 생성형 AI모델 ‘익시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모든 에이전트 기능을 구현해 낼 것”이라며 “퍼스널 모바일(개인 스마트폰용) 에이전트, 인터넷(IP)TV를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에이전트, 업무용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LLM ‘엑사원’을 기반으로 통신과 플랫폼 관련 데이터 학습에 특화한 새로운 모델 익시젠을 올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AI 에이전트 출시 일정을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황 대표는 “하반기에는 (AI가) 모바일과 IPTV 서비스, 사내 업무를 많이 바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번 MWC에서 LG유플러스는 부스(전시관)를 차리지는 않았지만 황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이 참가해 메타·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다양한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을 갖고 AI 기술 개발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AI 기술 개발과 사업 강화를 위해 인력 채용은 물론 올 초 1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한 포티투마루처럼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다. 황 대표는 “포티투마루처럼 AI 원천기술과 솔루션(상품) 분야를 아우르는 협력사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익시젠을 소형언어모델(SLM)로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AI 연산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프라인 LLM 확보에 매진했지만 실제 AI 서비스를 만드는 데는 분야별로 필요한 데이터만 학습한 경량형 모델이 보다 유리해 구글은 물론 SK텔레콤 등도 SLM 개발에 집중하는 추세다. 차담회에 배석한 황규별 LG유플러스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모델이 무조건 커진다고 좋은 게 아니고 특정 영역에서 SLM을 상용화하는 게 낫다”면서 “익시젠도 형태를 다양화해 두루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경기 침체 장기화와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 등 통신사를 둘러싼 경영 환경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황을) 아주 안 좋게 보고 있다”며 “(통신 3사 중) 매출 규모가 가장 작다보니 타격을 먼저 받을 수 밖에 없기에 본업을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보다 탄탄히 하는 게 중요하다. 신사업에도 신경을 많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와 지원금 지급 경쟁과 관련해서 황 대표는 “본질적인 문제는 가입자를 갖고 돈을 써가면서 하는 경쟁은 의미가 퇴색됐다”면서 “단통법 폐지 여부와 상관없이 시장에서 큰 경쟁에 일어나기 어렵고 서비스 경쟁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하고 고객에게 의미있는 가치를 제공하려면 상상력이 중요하다”면서 “상상력을 바탕으로 조직을 애자일하게 만들어 빠르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