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이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사회 내 여성 비율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 금융지주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 평균 34%에 비해 낮아 여성 사외이사 추가 선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전일 여성 사외이사를 기존 원숙연 사외이사 1명에서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2명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번 여성 사외이사 증원으로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 비율은 기존 12% 선에서 22%까지 오르게 됐다. 전체 사외이사 수도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늘게 됐다.
우리금융지주(316140) 역시 지난 28일 신임 사외이사에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송수영 사외이사 대신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면서 여성 사외이사 수는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이사회는 6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신임 사외이사 증원은 우리금융 규모에 걸맞은 적정한 이사 수를 고려했으며 이사회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며 “전문 분야, 성별 등 다양성이 더욱 확장된 만큼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의 이 같은 행보는 금융당국이 현재 은행권 사외이사의 규모가 작고 여성 이사가 12%에 그친 점을 문제로 꼽았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법인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을 포함한 8개 금융지주회사와 국책은행을 제외한 16개 은행에 이달 중순까지 ‘은행 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 실행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모범 관행 중 하나로 성별의 다양성을 제시했다.
나머지 금융지주들의 이사회 재편과 여성 사외이사 추가 선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의 경우 전체 사외이사 7명 중 3명이 여성으로 여성이사 수 및 비중이 8개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다. 이외에도 NH농협·신한금융이 각각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