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눈 앞에…애기봉생태공원 '세계 평화' 상징 관광지로 조성[김포 톡톡]

북한 개풍군과 직선 1.4㎞ 거리
대형 LED 보름달 활용 야간개장
전국 첫 야간도시 전담부서 구성
'밤 늦게까지 머물고 싶은 도시' 조성
김병수 "세계 평화 상징 관광지로"

지난 24일 경기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열린 해넘이 야간개장. 사진제공=김포시

정월 대보름을 맞은 지난 24일 북한 개풍군과 직선거리로 불과 1.4 떨어진 경기 김포시 애기봉생태공원에는 대형 LED 보름달이 떠올랐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보름달을 보며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과거 실향민들의 안식처였던 애기봉 전망대가 철거되면서 지난 2021년 10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지만 이곳에 출입하려면 엄격한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김포시를 군사적 대치 도시로 각인하는 장소로 인식돼 왔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군 당국과 협의를 거듭한 끝에 애기봉생태공원에서 지난해 10월 야간 개장을 시작했고, 두 달 뒤 철탑 철거 10년 만에 성탄 트리가 불을 밝혔다. 점등 행사는 북한이 ‘반공화국 심리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난 2004년 6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점등 행사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계기로 재개됐고, 국방부는 2014년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철탑을 철거했다. 이후 10년 만에 애기봉 정상에서 역대 처음으로 시민과 함께 하는 점등 행사가 열렸다.


김포시는 야간 개장에 앞서 생태탐방로에 트리 모양 조명을 설치하는 등 미디어아트로 복원했다. 평화생태전시관에서는 평화·생태·미래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 설치된 XR 망원경으로 강 건너 북한의 생생한 모습뿐 아니라 DMZ 생태환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앞에는 고향에 가지 못한 실향민이 명절에 제사를 지낼 수 있는 망배단도 설치돼 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애기봉을 남북 평화를 넘어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포 고유의 자원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홍보를 강화해 도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다.


김 시장은 “정월 대보름에 애기봉에서 또 하나의 의미 깊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가 주목하는 핫플레이스로 깜짝 변신할 애기봉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김포시는 전국 최초로 전담부서를 꾸려 야간도시 브랜드화에 필요한 정책 및 실행방안을 마련한다. 야간도시조성단은 시민이 야간시간 대 문화·관광·운동·쇼핑 등을 안전하게 영위할 수 있게 지원하면서 ‘밤 늦게까지 머물고 싶은 도시’를 조성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라베니체나 구래동문화의거리 등 상업지구에 문화공간을 결합한 야간특화거리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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