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안한 전공의 복귀 시한(2월 29일)까지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8945명이 이탈했고, 565명이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일 오전 11시 기준 소속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는 전체 전공의의 71.8%인 8945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1시 서면보고 기준 복귀자는 212명이었으나 같은 날 오후 5시 유선 파악 기준으로는 271명으로 복귀자가 더욱 늘었다. 전날 복귀자 294명을 더하면 총 565명의 전공의가 병원에 복귀한 것이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현장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면허자격 정지 등 행정처분과 고발 등 사법 처리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전공의 복귀 시한을 넘긴 첫날인 이날 오전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건국대병원·동국대일산병원·충북대병원·조선대병원·분당차병원·계명대동산병원·인제대부산백병원·가톨릭중앙의료원 등 11개 수련병원에 소속된 전공의 13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공고했다. 부재 및 주소 확인 불가 등의 사유로 업무개시명령서를 직접 또는 우편물 형태로 송달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홈페이지 공고로 대체한 것이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이날 아침 복지부로부터 전공의 집단행동 교사 등의 혐의로 고발됐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5명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의료계는 정부가 제시한 복귀시한이 지났는 데도 전공의들의 복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자 엄정 대응 방침을 행동으로 밝혔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진료 현장에서는 아직 체감할 만한 규모의 복귀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전공의들이 복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며 더러 돌아오고는 있으나 대세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치상으로 따져봐도 9000명에 가까운 전공의들이 돌아은지 않은 만큼 언제쯤 진료 정상화가 가능할지 기약하기 힘들다.
현장에서는 병원에 남아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웠던 4년 차 레지던트의 계약기간이 지난달 말 종료됐고 이번 달부터 들어오기로 한 인턴, 계약 연장이 필요한 전임의 중 상당수가 계약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4일 이후 의료공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남은 의료진들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전공의 비중이 높았던 이른바 '빅5' 병원의 병원장들은 연일 소속 전공의들에게 환자 곁으로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애를 태우고 있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현장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과 사법 절차가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연휴 기간 내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 관용을 베풀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주재하며 "환자 곁으로 돌아와주신 전공의 여러분의 현명한 결단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아직 근무지로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집단행동을 접고 속히 환자 곁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더 아프고 위급한 환자를 위해 대형병원 이용을 자제하는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지금도 현장에서 전공의의 빈자리를 감당하는 의료진께 감사드린다"며 "정부는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현장의 혼란을 수습하고, 중증과 응급환자 진료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비상진료대책을 철저하게 이행하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