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손자병법’에서 만년 과장 이장수 역할로 사랑을 받았던 원로배우 오현경이 뇌출혈로 인한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8세.
1일 유족에 따르면 오현경은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요양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해오다가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2호실로, 발인은 5일이다.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인 딸 오지혜, 아들 오세호씨가 있다.
1954년 서울고등학교 2학년 때 연극반 활동으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고인은 이듬해 전국고등학교연극경영대회에서 ‘사육신’으로 남자연기상을 수상했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출신으로 재학 중 연세극예술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졸업 후에는 ‘휘가로의 결혼’, ‘맹진사댁 경사’, ‘허생전’ 등 수많은 연극 작품에 출연했다. KSB 1기 공채 탤런트인 고인은 1960년대 TV 드라마 시대로 열었다. 특히 드라마 손자병법(1987~1993년)에서 이장수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누렸다.
오현경은 식도암, 위암 등으로 잠시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2008년 연극 무대로 돌아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고인은 2008년 서울연극제 참가작인 ‘주인공’에서 주역 최팔영 역할로 남자연기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09년에는 ‘봄날’에서 아버지 역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남자연기상을 탔다. 지난해 5월 연세극예술연구회가 졸업생·재학생들이 함께 올린 합동 공연 ‘한 여름밤의 꿈’에 잠깐 출연하는 등 뇌출혈로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연극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오현경이 무대로 오른 유작이 됐다. 고인은 동아연극상 남우조연상(1966),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1985), KBS 대상(1992) 등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