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위성정당 창당 D-1인데…탈당 사태·현역 설득 골머리

'더불어민주연합' 3일 창당대회 예정
공천 갈등 상황 속 현역들 합류 꺼려
진보당 논란…與 "종북세력 대명사"
지역구 단일화로 이상헌 민주당 탈당
與 '국민의미래'엔 한동훈 전면 나서

지난달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합의 서명식에서 박홍근 민주당 민주연합추진단장(가운데), 윤희숙 진보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비례 연합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공식 출범 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내 공천 갈등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현역 의원 확보가 쉽지 않아서다. 위성정당에 함께 하는 진보당의 정체성 논란과 지역구 단일화 과정에서 생긴 탈당 등 잡음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23일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를 창당하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는 것과 달리 여야간 명암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위성정당에 참여할 현역 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현역 일부가 탈당한 뒤 위성정당으로 당적을 옮겨야 민주연합이 투표용지의 기호 앞순번을 확보할 수 있는데, 현역들은 합류를 꺼리는 분위기다. 당내 공천 갈등이 극심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22일 후보자 등록 마감까지 시간이 남아 있지만 최종적으로 합류하는 의원들이 많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시각도 나온다.


민주당은 3일 위성정당 창당대회 개최를 목표로 당명으로는 더불어민주연합을, 당 대표로는 민주당 추천 인사 1명과 시민 사회 추천 인사 1명의 공동 대표 체제를 유력하게 검토해왔다. 비례대표 후보는 연합에 함께 하는 새진보연합 추천 인사 3명과 진보당 추천 3명, 국민추천 후보 4명을 포함해 총 30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자당 몫 비례대표 후보자를 정하기 위해 다음 달 6일까지 당 홈페이지에서 추천인 공모도 진행 중이다.


창당을 위한 실무적 작업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야권 연합 위성정당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먼저 위성정당 창당에 함께 하는 진보당의 정체성을 두고 여권의 비판이 거세다. 진보당은 헌법재판소가 해산 명령을 내린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반국가·종북세력이 국회에 입성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국가 분열을 획책하는 것을 막기 위해 3·1운동 의의를 되새기며 역사적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비례대표 3석 추천권과 울산 북구 지역구 후보 단일화를 통해 진보당에 사실상 4석을 보장해준 것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013년 통진당 내란 선동 사건의 주축이던 경기동부연합은 종북 세력의 대명사”라며 “민주당은 경기동부연합이 원내 정치 세력이 되는 데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위성정당 연합을 위한 지역구 단일화로 현역 의원의 탈당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이 재선 이상헌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북구를 진보당에 양보하면서 이에 반발한 이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위해 탈당한 것이다. 울산 북구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자리 잡고 있어 노동계의 대표적 텃밭으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당에 재고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28일 “30년 민주당 외길에서 처음으로 당을 떠나지만 가슴에 민주당을 새기고 살아 돌아올 것”이라며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비례 위성정당 준비 작업에 비교적 순탄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3일 당직자를 당 대표(조혜정 국민의힘 정책국장)로 내세운 국민의미래를 공식 출범시켰다. 현역 비례대표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위성정당 대표로 유력하게 검토됐던 만큼 현역 의원들의 합류도 상대적으로 조율이 잘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위원장은 총선 불출마 신분을 십분 활용해 위성정당 선거운동 전면에도 나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역구 출마로 발이 묶인 것과 대조적이다. 선거법상 이 대표는 후보자에 해당해 다른 당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현재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상황은 위성정당이 처음 출현했던 2020년 21대 총선 당시와 상반된다. 당시에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총선에 불출마하면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선거운동을 자유롭게 펼쳤지만,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선거운동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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