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키워드 '비명학살'…文明갈등 중대 분수령

‘컷오프’ 임종석·홍영표, 거취 고민
탈당 김영주는 국민의힘 입당 예고
‘이재명 사당화’ 비판…분당 우려도
호남서 지지율 한주새 14%p 급락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천을 둘러싼 ‘비명계 학살’ 논란이 지속되면서 당내 ‘이재명 사당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친문계 핵심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영표(4선, 인천 부평을) 의원의 ‘컷오프(공천 배제)’ 재고 요청도 거부되면서 ‘문명(친문·친명) 갈등’ 양상은 중대 기로에 선 분위기다. 공천에서 낙마한 비명계 의원들의 탈당 릴레이 현실화로 분당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가 임 전 실장과 홍 의원의 컷오프 재고 요청을 거절하면서 문명 갈등이 분수령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가 1일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의원의 컷오프를 최종적으로 의결했다. 임 전 실장은 안건으로 올라가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임 전 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도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우겠다”며 이미 탈당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특히 이들의 컷오프를 두고 민주당 ‘투톱’ 간 파열음도 다시 표출됐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일 라디오에서 홍 의원의 컷오프에 대해 “매우 부적절했다”며 “어떤 정무적 판단인지 모르겠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 대표가 잡음 속에서도 공천은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민주당 지도부는 일부 친문계 의원을 단수 공천했지만 ‘무늬만 통합’이라는 지적이 여전하다. 친문계 이인영(4선, 서울 구로갑)·윤건영(초선, 서울 구로을) 의원은 현 지역구에 단수 공천하고 전해철(3선, 경기 안산상록갑) 의원은 경선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 대표 본인을 포함해 정성호·조정식 의원 등 친명계 대다수가 본선에 직행하면서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사당화에 대한 사리사욕을 앞세우고 비명계 숙청을 실현한 불공정한 공천”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공천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여당 또는 제3지대로의 이탈도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를 통보받고 탈당한 4선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국회부의장은 4일 국민의힘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하위 10% 통보를 받고 탈당한 초선 박영순(대전 대덕) 의원 역시 지난달 28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했다.


민주당의 공천 파동으로 텃밭인 호남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호남(광주·전북·전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53%로, 1주일 만에 14%포인트 떨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