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벽에 좌절 지적장애인들…'학과 신설'에 대학 입학 꿈 이뤄

강릉영동대, 휴먼레저음악과 개설
비장애인과 함께 수강 길 열어줘

강릉영동대에 입학하는 지적장애 학생들이 학교 정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강릉시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

대학 생활을 고대했던 강원 강릉 지역 지적발달장애인들의 꿈이 이뤄지게 됐다.


3일 사단법인 강릉시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에 따르면 강릉영동대는 지적발달장애인 학생을 위한 휴먼레저음악과를 올해 처음 개설하고 4일 입학식을 개최한다.


이 학과에 입학하는 지적발달장애인은 20명으로 나이는 20살부터 48살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수학능력시험을 보는 데 어려움이 있다 보니 꿈을 이룰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센터와 대학 측이 머리를 맞대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강릉영동대는 올해 성인 학과로 이 학과를 신설하고 입학한 지적장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센터는 “그동안 장애인만을 위한 특수학과가 일부 대학에 개설된 적은 있으나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학과를 만든 것은 이번이 전국에서 처음”이며 “이들 학생으로 학과 내 한 반을 만들어 수업을 진행하고 교양 과목은 비장애인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지적장애 자녀들이 대학에서 공부하며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애 학생들은 비장애인과 비교하면 지능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일부 분야에서는 더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학과 신설은 학생뿐만 아니라 학생 수 감소라는 현실과 맞닥뜨린 대학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릉영동대는 이들을 위해 음악뿐만 아니라 스포츠 레저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업에 포함할 방침이다. 또 장애인 합창단을 조직, 지방자치단체의 합창단원처럼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하현철 교수는 “센터는 학생들의 음악 치료에 관심이 있었고 학교는 올해 신입생 대상 성인학과를 개설하기로 해 이 학과를 신설하게 됐다”며 “그동안 대학에서 특수교육 아동을 모집한 경우는 있지만 장애인 학생을 단체로 받은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