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수소인프라 구축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승용차용 수소충전소 운영업체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의 추가 출자 요청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수소 업계 등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하이넷과 관련 ‘수소차 보급지연 등으로 하이넷의 지속적인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가스공사의 미수금 등 재무상태 악화로 추가 유상증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2019년 3월 설립된 하이넷의 주요주주는 가스공사(28.52%), 현대자동차(28.05%), 우드사이드 에너지(5.23%) 순이다. 하이넷은 △2019년 11억 4000만 원 △2020년 22억 6000만 원 △2021년 47억 3000만 원 △2022년 84억 5000만 원 등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하이넷은 △2020 315억 원 △2021년 367억 5000만 원 △2022년 147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려왔다.
그런데 이번에 최대주주 가스공사가 하이넷에 대한 유상증자를 거부한 것은 지난해 말 기준 15조 원이 넘는 미수금 때문이다. 1년 만에 3조 7000억 원이 불어났다. 가스공사는 연료비를 가스요금으로 충당하지 못하면 이를 회계상 나중에 받을 돈, 즉 미수금으로 처리한다.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어서 사실상 손실이다. 지난해 말 가스공사의 도시가스용 미수금은 13조 8000억 원, 발전용 미수금은 2조 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회성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가스공사의 당기순손실은 74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LNG선 핵심기술에 대한 국부 유출을 막고자 조선사와 공동 개발한 KC-1 소송 1심 패소 및 관련 선박 손상액 4510억 원 등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1조 6000억 원을 썼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75% 늘어난 액수다.
이 같은 처지에 놓은 가스공사는 올해 수소·신성장 투자비를 대폭 삭감할 것으로 보인다. 2024~2027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올해 수소·신성장 사업에 299억 원을 투자한다. 2022년(533억 원)은 물론 2023년(319억 원)보다도 20억 원가량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