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홍해 대응 합세…이탈리아, 후티 미사일 격추

伊 외교부 "심각한 국제법 위반"
美·英 다국적 군함 파견에 이어
EU도 '아스피데스' 군사작전 개시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가라앉는 영국 벌크선 루미바르호. 신화연합뉴스

이탈리아가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상에서 쏜 미사일을 격추했다. 미국과 영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홍해 도발 대응에 합세하는 모습이다.


가디언은 3일(현지 시간) EU 해상 방위군으로 투입된 이탈리아 구축함 카이오두일리오가 전날 후티 미사일이 6km 이내로 진입한 순간 타격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후티의 테러 공격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우리 경제가 달린 해상 교통 안전을 노린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가디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직접적인 무력 행사를 피해온 이탈리아가 이례적으로 해상 개입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유럽 국가들은 홍해를 건너는 자국 상선들이 후티의 공격 타깃이 되자 속속 대응에 나서고 있다. EU는 지난달 19일 미국과 영국이 다국적 함대를 꾸려 진행 중인 ‘평화의 수호자 작전’과 별개로 상선 보호를 위한 ‘아스피데스’ 군사작전을 승인했다. 이에 그리스가 군함 파견에 나섰으며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역시 가세했다. 가디언은 “이탈리아는 아직 홍해에서의 역할을 완전히 설정하지 않았지만 다음 주부터 제재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후티는 지난주 드론으로 독일 군함 헤센과 프랑스 군함 랑게독 등에 대해 공격을 감행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후티는 이탈리아의 미사일 격침에 대해서 “이탈리아는 군용 및 산업용 선박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우리 조국을 공격하거나 이스라엘 선박의 홍해 항해를 저지하는 우리의 결정을 방해하는 배들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후 가자지구의 주민 지지를 선언하고 11월부터는 세계 주요 무역로인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서방 선박을 겨냥한 공습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후티 공격을 받고 가라앉던 영국 벌크선 루비마르호가 2일 결국 침몰하면서 기름과 비료 유출에 따른 환경 재앙 우려가 커졌다. 후티 측은 “예멘은 더 많은 영국 선박을 침몰시킬 것”이라며 “(영국은) 예멘을 공격하고 가자지구 민간인을 상대로 한 범죄에 협조하는 미국과 손잡은 불량배 국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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