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를 끌어 올리고 있는 인공지능(AI) 대표주 엔비디아의 상승세가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와 닮은 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적 대비 높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엔비디아가 테슬라처럼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날 수도 있다는 경고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이 전기차(EV)에서 AI로 넘어가며 엔비디아가 테슬라의 후계자가 되고 있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주식 시장을 사로잡고 있는 엔비디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곤두박질 친 테슬라 사례에 대한 경고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2017년 테슬라는 전기차가 세계를 장악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GM와 포드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가 됐고 ‘차세대 애플’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며 “하지만 2021년 최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한 현 테슬라 주가는 엔비디아 투자자들을 냉정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테슬라처럼 경쟁자에게 시장 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엔비디아의 고가 정책과 칩셋 공급난에 AMD 등 AI 가속기 시장 경쟁사가 주목받고 있음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소프트웨어(SW) 기업도 자체 칩셋 제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회사 밸류포인트 캐피털의 사미르 바신 대표는 “테슬라는 자율주행과 사이버트럭 등 많은 잠재력에도 시장점유율과 마진을 잃은 탓에 주가가 하락 중”이라며 “이는 테크업계에서는 ‘죽음의 키스’”라고 진단했다.

지나치게 높은 주가도 하락설의 근거다. 블룸버그는 “현 엔비디아의 주가매출비율(P/S)이 18배로 S&P 500 주식 중 가장 높고 테슬라가 최고점에 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닷컴 시대 시장 총아인 시스코는 여전히 성공적인 회사지만 24년 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