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대구를 찾아 “대구에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을 펼치겠다”며 로봇·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교통망 혁신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 경북대에서 ‘첨단 신산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를 주제로 한 16번째 민생 토론회를 주재하고 “대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오래된 산업구조를 혁신하고 낡은 교통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섬유산업의 쇠락 이후 성장이 정체된 대구에 로봇, 미래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구가 AI와 빅데이터 연구개발(R&D) 전진 기지로 도약하게 지원하겠다”며 “대구 서남부는 로봇과 모빌리티 산업의 거점으로, 대구 동부는 AI와 디지털 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구 달성군 국가 로봇 테스트필드에 2000억 원을 투입하고 대구 수성 알파시티를 국가 디지털혁신지구로 조성할 방침이다.

지역 숙원인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도 2030년까지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신공항 개항과 관련해 “대구 교통망 혁신의 기폭제로 만들겠다”며 이와 연계한 광역 급행 철도 건설, 민자 고속도로 개통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대구 동성로를 관광 특구로 지정하고 국립 구국 운동 기념관, 국립 뮤지컬 콤플렉스 등 문화 시설을 건립하겠다고 했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을 관철해 “대구를 비롯한 지방에서 혜택을 더 확실하게 누리도록 만들겠다”는 공언도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경북대·영남대·계명대·대구가톨릭대 의대는 정통 명문 의대”라며 “(이 대학의) 정원을 충분히 늘리고 지역 인재를 대폭 확대해 지역 인재 중심 의대가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올해 의대 정원을 230% 늘리고 싶지만 교원 수 등 여건이 여의치 않다며 지원을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이에 “지역 거점 의대에 대한 재정 투자는 확실히 할 테니 아무 걱정 말고 의대 (정원을) 확충해주시면 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여권의 텃밭인 대구·경북 시민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공직 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도,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배운 곳도 대구·경북”이라고 인연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 사투리로 “재직 중에 대구를 마 한 번 바까보겠습니다”라고 친근감을 표했다.

보수 진영의 대표적 빅스피커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민생 토론회에서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지역 현안 해결을 당부하는 돌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홍 시장은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에 난항을 겪는다며 “삼성의 건설 부문(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포스코이앤씨)이 (SPC에) 꼭 참여하도록 이 실장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대구 등 영남 지역의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한 관로 사업 지원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의 SPC 참여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 없이 “물 문제를 적극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민생 토론회를 마친 윤 대통령은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팔공산 국립공원에 1000억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단행해 국내 대표 관광 자원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