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마 이낙연 "고향의 마음으로 받아 달라…진짜 민주당 되살리겠다"

"출마 지역은 협의해 곧 발표…
박근혜·이명박 사면 발언 거듭 사과"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4일 광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공동대표는 전남 4선 의원, 전남도지사를 지낸 대표적인 ‘호남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0차 책임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를 광주에서 출마해 치르기로 했다”며 “광주의 어느 지역에서 출마할지는 좀 더 협의해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이런 보고를 어제 여러분께 드리려 했다”며 “그러나 민주세력의 결집과 확산을 위해 다른 일을 먼저 하려다 하루를 늦추게 됐다”며 시민들의 양해를 구했다.


이 공동대표는 당초 전날 출마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다가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회동을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 다만 임 전 실장이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당 잔류를 시사하면서 연대가 불발되자 곧바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공동대표는 먼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발언, 대선 후보 경선 탈락, 민주당 탈당 등에 대해 실망한 광주전남 시민들에게 사죄의 말을 전했다. 그는 “시도민 여러분이 저에 대해 많이 아쉽고 서운해 하신다는 것을 잘 안다. 어머니 같은 고향의 마음으로 저를 받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무능하고 해이한 정권을 견제하고 심판하려면 야당이 잘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도덕적·법적 문제로 정권 견제도, 심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민주당을 안에서 고쳐보려고 참고 노력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재명 대표 하의 민주당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예전의 자랑스러웠던 민주당은 이미 없어졌다. 요즘 공천 파동이 민주당의 변질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렇게 심한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은 이제까지 없었다. 총선에서 참패하면 정권교체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며 “광주시민 여러분이 사랑하셨던 진짜 민주당의 정신과 문화를 되살리겠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다음은 출마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부족한 제가 광주에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시민 여러분께 저의 결심을 보고드리겠습니다.


저는 4월10일 국회의원 선거를


광주에서 출마해 치르기로 결심했습니다.


광주의 어느 지역에서 출마할지는


좀 더 협의해 곧 발표하겠습니다.



저는 이런 보고를 어제 여러분께 드리려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세력의 결집과 확산을 위해


다른 일을 먼저 하려다 하루를 늦추게 됐습니다.


그 점을 시민 여러분께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광주전남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바치고 싶습니다.


광주전남이 키워주신


저의 경험과 식견과 국내외 인맥을


호남과 국가를 위해


모두 쏟아 넣겠습니다.



저는 광주전남 시도민 여러분이 저에 대해


많이 아쉽고 서운해 하신다는 것을 잘 압니다.


모든 것은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부디 어머니 같은 고향의 마음으로


저를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광주전남의 많은 분께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일하는 과정에서 완벽주의자인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사과드립니다.


박근혜, 이명박 전대통령 사면을


부적절하게 거론했던 일을 거듭 사과드립니다.


제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실패해 상심하신


모든 분께 죄송합니다.


지난 대선 때 저는 후보보다 더 많이 유세하며


노력했으나 결국 패배해 미안합니다.


특히 제가 민주당을 나와


당원 여러분께 걱정을 드린 것이 몹시 송구스럽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평가될 것입니다.


경제는 성장이 멎고, 무역에서도 적자를 내게 됐습니다.


안보를 큰소리치지만, 전쟁을 걱정할 만큼 불안합니다.


언론자유를 비롯한 민주주의는 후퇴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와 잼버리 파행, 그리고


대통령 내외의 말과 행동이


나라 안팎에 실망을 주며 국격을 떨어뜨렸습니다.


119대 29,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는


국격 추락의 참담한 결과였습니다.



그렇게 무능하고 해이한 정권을 견제하고 심판하려면,


야당이 잘해야 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도덕적, 법적 문제로


정권견제도, 정권심판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이 검사 앞에서 당당할 수 없듯이,


민주당이 검찰정권을 견제하고 심판하기는 어렵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저의 아버지는 평생을 아무런 보상도 없이 헌신한


이름 없는 민주당 당원이셨습니다.


저 또한 24년 동안 민주당의 충실한 당원이었습니다.


열린우리당 때도, 국민의당 때도


저는 흔들림 없이 민주당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올해 1월에 저는 민주당을 떠났습니다.


민주당을 안에서 고쳐보려고 참고 노력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민주당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했고,


국가에 봉사할 여러 기회를 누렸습니다.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이 살아있던 민주당은


한국 정치사에도, 저에게도


자랑스러운 자산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전의 자랑스러웠던 민주당은


이미 없어졌습니다.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은 사라졌고,


탐욕과 만행이 난무하게 됐습니다.


요즘 공천파동이 민주당의 변질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제가 관찰하고 경험한 민주당 40년 역사에서


당내 권력의 이런 횡포는 처음입니다.



이렇게 심한 공천파동을 겪으면서,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은 이제까지 없었습니다.


총선에서 참패하면 정권교체도 어렵습니다.


민주당은 정권견제도, 정권심판도, 정권교체도


모두 어렵게 됐습니다.


지금 우리는 민주당의 붕괴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붕괴를 보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정신을 되찾아야 합니다.


민주당이 못하는 정권심판과 정권교체를 해야 합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 민주세력의 재건을 위한 토대가 필요합니다.


저희가 신당 새로운미래를 결성한 이유가 그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해


2년 뒤 수평적 정권교체에 성공하셨습니다.


그때 김대중 대통령은 좌우의 극단세력을 배제하고


중산층과 서민을 돕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저도 그런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지는


‘믿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멀지 않은 시기에


광주시민 여러분이 사랑하셨던


진짜민주당의 정신과 문화를 되살리겠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지키고


시대에 맞게 성숙시키겠습니다.


저희들이 민주세력의 효자였다는


역사의 평가를 받는 날이 곧 오도록


모든 정성과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광주를 비롯한 호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점점 더 낙후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의 하나는 정치가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광주를 비롯한 호남의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외지에서는 알지 못합니다.


전국에 알려진 큰 정치인이 호남에는 없습니다.



이번에 광주에서는 아주 특별한 한 사람만 빼고


현역 의원이 모두 탈락했습니다.


그러면 광주는 큰 정치인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민주당이 좋은 정치인을 키우지 않고 싹을 자른다면,


이제는 시민의 힘으로 정치인을 키워야 합니다.


광주와 호남의 미래를 위해 큰 정치인을 만듭시다.


시민 여러분이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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