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일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날 전략선거구로 지정된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를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하고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전략공략 한 며칠 뒤, 조용하기만 하던 광양은 전국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실상 민주당 일당 체제인 전남에서 전략선거구라는 자체가 의아함을 주기에 충분했지만, ‘비명횡사’를 더해 ‘사천’ 논란까지 씌워지며 전국의 관심사안으로 떠오르면서다. SNS 등에서는 광양을 비롯한 전라도 전체를 비방 하는 글이 잇따르며 말 뿐인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이 애꿎은 광양시민만 피해자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천‘(私薦)’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권 전 비서관이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의 수행·일정을 담당하면서 인연을 맺은 게 이번 공천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당에서는 제대로 된 먹잇감이 등장한 듯 보인다. 보란 듯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어차피 다 들켰으니까 ‘사천의 끝판왕’을 보여주겠다고 작정한 것 같다”면서 “이재명 대표의 공천을 보면 매번 정말 입이 쫙 벌어지는 공천이 나오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김혜경씨 보좌의 대가라서 그런지 일 처리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면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도 모자라 이제는 당 대표 부인의 사법리스크까지 대비하려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권 전 비서관의 공천을 지난 1일 심야 비공개 최고위에서 논의한 뒤 자정이 넘은 2일 새벽 발표했다. 비명계 홍영표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 대한 탈락을 확정 지은 그 회의다. 당시 회의에서 권 전 비서관의 단수 공천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그대로 관철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천파동이 민주당 입장에서는 본선을 포기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장을 날리기도 한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의원이 전면에 나서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보수 정당 인사로는 호남(순천)에서 처음으로 재선(19·20대) 의원을 지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략기획위원장,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며 순천·광양 등 지역 현안을 챙겨오며 밑바닥 민심부터 내실 있게 다져왔다.
일부 광양시민들은 정권심판이 아닌 민주당 심판론을 제기하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