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도 도시민박 이용…지역서점은 도서정가제 완화

문체부 ‘규제혁신 추진회의’ 개최
일부는 이해관계 엇갈려 논란도

4일 ‘규제혁신 추진회의’에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정부가 도시 주택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허용하던 도시 민박을 내국인도 이용하도록 하고, 지역서점에 한해 도서정가제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소상공인이 거짓에 속아 영업정지 등을 당하지 않도록 행정처분 면제 제도를 개선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규제혁신 추진회의’를 주재하고 문화·스포츠·관광 산업에서 이 같은 내용의 규제 혁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장관이 문체부 규제혁신 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체부는 이날 신산업 분야 규제혁신, 수출 및 투자 창출, 소상공인 및 기업 애로 해소, 지역 문화관광 활성화, 생활밀착형 규제혁신 등 5대 기본 방향, 20대 과제를 발표했다. 유인촌 장관은 “윤석열 정부는 규제 개혁 정부”라며 “문체부는 이러한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도시지역 주택에서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을 포함하는 도시민박을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 예정이다. 도시민박은 그동안 외국인 대상으로만 가능했다. 향후 내국인도 이용하게 해 숙박 숫자를 늘리고 관광활성화를 꾀한다는 취지다. 다만 내국인 도시민박에 대해서는 호텔업계의 반대가 강해 논란이다. 문체부는 오는 연말까지 관련 관광진흥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을 개정해 중소 지역서점은 도서정가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도서정가제는 책의 정가 15% 이내에서만 할인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문체부는 지역서점에 한해 15% 이상의 할인 판매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것도 출판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정부는 지난해 말 웹툰·웹소설을 도서정가제 적용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힌바 있다. 출판계에서는 도서정가제가 형해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애로사항도 개선한다. PC방 등에서 선량한 소상공인이 신분증 위조·변조·도용 등으로 청소년에게 속아 억울하게 영업정지·등록취소를 당하지 않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해 행정처분 면제에 대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민생토론회에서 이와 관련한 지시를 한 바 있다.




관광에서는 신규 개발된 카지노게임의 사행성 등을 검증할 수 있도록 6개월 이내로 시범운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카지노업은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18개 게임으로 제한돼 있는데, 신규 카지노게임의 검증과 도입을 어렵게 해 수출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했다.


또 호텔등급평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평가지표의 객관성을 높여 호텔업계 부담을 낮추고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선착순으로만 이용할 수 있던 비회원제 골프장의 이용방식을 개선해 골프장과 숙박 등을 연계한 다양한 상품개발이 가능하게 하고, 골프장의 체육지도자 배치 의무도 폐지할 방침이다. 앞서 발표했던 미술품 수출 규제 완화정책도 재확인했다. 제작된 지 50년 이상 지난 미술품은 해외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으나, 앞으로 1946년 이후 제작된 미술품은 별도 허가 없이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