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다중채무자 연체 1년새 7.5조 늘어…30대 사장 62% 급증

◆3개월 이상 연체 52% 늘어 22조
작년말 기준 173만명 691조 대출
증가율 1위 30대…연체율은 20대
경제뇌관 우려 부실채무 줄여줘야

사진=이미지투데이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지난해 말 연체 금액이 1년 새 7조 5000억 원가량 급증했다. 특히 사업 경험이 부족한 20~30대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의 대출 잔액은 총 1109조 6658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대출자는 2.6%(8만 4851명), 대출 잔액은 2.5%(27조 400억 원) 늘었다. 연체 금액(3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27조 38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7%(9조 892억 원) 급증했으며 평균 연체율도 1.69%에서 2.47%로 약 0.8%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연체 규모와 연체율이 급증했다. 이들의 연체액은 21조 7955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52.5%(7조 5005억 원)나 증가했다. 평균 연체율도 2.12%에서 3.15%로 1.03%포인트나 뛰었다. 더 이상 돈을 빌릴 여력이 없어 추가 대출을 통한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 수는 전년 대비 3.0%(5만 119명) 늘어난 173만 1283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만 8499명)의 51.5%를 차지했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691조 6232억 원으로 1년 새 2.4%(16조 3185억 원) 불어났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 중에서도 젊은 자영업자인 20~30대의 상황이 심각했다. 지난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연령별 연체액 증가율을 살펴보면 30대(30∼39세)가 1조 7039억 원에서 2조 7691억 원으로 62.5% 증가해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60세 이상 58.0% △50∼59세 56.0% △40∼49세 43.7% △29세 이하 36.1% 순이었다. 연체율은 29세 이하가 6.59%로 가장 높았고 30대(3.90%), 40대(3.61%), 50대(2.95%), 60세 이상(2.51%) 순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 29세 이하의 연체율 상승 폭은 2.22%포인트로 1위, 30대는 1.63%포인트로 2위를 기록했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들 중 전체 연체액은 30대가 가장 많이 늘었고 연체율 상승 폭은 20대가 가장 높았던 것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20~30대 자영업자는 주로 창업 경험이나 축적된 자본이 없는 초보 창업자들”이라며 “특히 이들이 겨냥하고 있는 소비자층 역시 다른 세대에 비해 소비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젊은 세대인 경우가 많아 소비 침체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다”고 분석했다.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 증가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 관리와 함께 부실 채무 경감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 의원은 “젊은 층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의 대출·연체 문제를 방치할 경우 경제 전반으로 위기가 확대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면서 “정부와 금융 당국은 적극적인 자영업자 부실 채무 경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도 “가계부채 관리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는 동시에 새출발기금과 같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해 완충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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