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소멸 고위험지역에서 별장 격인 ‘세컨드하우스’를 매입하면 취득세 완화 혜택을 받게 된다. 재산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에 이어 취득세까지 이른바 ‘부동산 세금 패키지’ 혜택을 받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세대, 공간 전환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발표된 이번 계획에는 농촌 소멸을 막기 위한 농촌 재구조화 전략 등이 담겼다. 농식품부는 “올 초 발표된 세컨드하우스 취득 시 세제 특례 내용에서 더 나아가 농촌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곳에서는 취득세 등도 추가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경제정책 방향에서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 1채를 신규로 취득할 경우 2주택자가 아닌 1주택자로 간주하고 재산세·종부세·양도세에 대해서도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취득세 특례까지 적용될 경우 세컨드하우스 소유주는 주요 부동산 세금 모두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재 1가구 2주택자의 농어촌 주택 취득세는 8~12% 수준이다. 읍면 소재 주택의 경우 주택 가액이 6500만 원 이하이고 연면적이 150㎡를 넘지 않으면 중과세가 면제돼 1~3%의 취득세가 붙는다.
취득세 특례가 적용되는 지역은 시군구 단위의 인구감소지역이 아닌 읍면 단위의 ‘농촌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농업 경영자 수, 농지 등 농촌 소멸과 관련된 지표를 추가해 농촌 소멸 고위험지역을 따로 구체화한 뒤 관계부처와 협의해 추가 세제 혜택 부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액, 적용 지역 등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은 올해 하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이날 업무 보고에서 수직농장 규제 완화, 농업 디지털 전환, 청년 농업인 육성, 한국형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등의 내용도 발표했다. 현행 8년으로 제한된 수직농장의 다른 용도 일시 사용 허가 기간을 16년으로 2배 확대할 계획이다. 수직농장을 농업 경영체 등록 대상에도 포함해 정책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다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직농장에 직불금을 지급하는 것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올해 스마트 온실과 축사 비중을 전년보다 4%포인트씩 늘린 18%, 27%로 확대하고 청년 농업인도 지난해 1만 8000명에서 올해 2만 20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현재 7개인 수입보험 대상 품목을 10개로 늘리고 소농직불금 지급 단가를 기존보다 10만 원 인상하는 등 한국형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도 추진한다.
이 밖에 사과·배 수급 대란 등을 막기 위한 중장기 과수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도 이달 중 발표하기로 했다. 10월에는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국가·현안·품목별 농업 외교 추진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펫푸드 수출액을 지난해 1억 5000만 달러에서 올해 1억 5400만 달러로 확대하기 위한 반려동물 연관 산업 육성 법률도 올 하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