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032350)이 카지노 사업에서 지난달에 월간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올 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증권가는 롯데관광이 카지노 사업을 인수한 지 6년 만인 올 해 첫 연간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다만 회사 채무가 많다는 점에서 재무 리스크는 극복할 과제로 꼽힌다.
5일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의 올 1분기 롯데관광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8억 원으로 전년 동기 334억 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가 현실화되면 롯데관광은 2018년 영업이익 30억 원을 낸 이후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것과 동시에 1971년 창립 후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롯데관광은 지난 2018년 7월 당시 파라다이스(034230)로부터 카지노 사업권을 약 500억 원에 인수한 직후부터 적자의 터널에 갇혀 있다. 2021년엔 숙원 사업이던 제주 드림타워 리조트를 개장하고 하얏트 호텔과 대형 외국인 카지노 영업을 시작했지만 팬데믹이 덮치며 과도한 빚더미에 올랐다. 이자 비용이 추가되면서 자연스레 적자 폭이 커졌고 2021~2022년 영업손실은 연간 1000억 원을 넘겼다.
증권가에서는 올해가 롯데관광의 복합리조트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적기라고 평가한다. 특히 최근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건 회사 실적 전반을 견인할 카지노 매출이 눈에 띌 만큼 성장하고 있어서다. 2월 롯데관광 카지노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8% 증가한 239억 원을 기록했다. 1월 238억 원(+267%)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한달 만에 다시 썼다. 최근 하얏트 투숙률도 1~2월이 비수기임에도 70%를 웃돌았다. 호텔 부문 매출도 1월 51억 원, 2월 61억 원 등 안정적이다.
복합리조트 실적 고공행진은 제주와 전세계를 연결하는 비행 직항편이 늘며 올 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올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 제주를 오가는 정기 항공편은 175개 노선으로, 지난해 120개 노선 대비 46% 늘어난다.
중국 경제가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지고 마카오 내 대형 카지노인 베네시안 등 미국 기업에 대해 중국 당국 규제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마카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가 예상되고, 그에 따른 반사 수혜가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과 겹치는 시점부터 실적 견인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적정주가를 1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80% 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롯데관광의 과도한 채무는 부담이다. 롯데관광의 부채비율은 1600%(2023년 9월 기준)에 이른다. 실제 우리회계법인은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롯데관광의 채무 부담을 지적하며 기업 존속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흑자 전환이 가시화되면서 그간 제기돼 온 자본잠식 등 재무 우려를 씻어내는 모습”이라면서도 “상반기 중 시중은행과 논의할 8000억 원 규모 차입금 리파이낸싱 성패 여부도 완전한 실적 턴어라운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