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기업 AMD에 대해서도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맞춤형으로 성능을 낮춘 제품까지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에 걸렸던 것과 똑 같은 흐름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 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AMD가 중국 시장 맞춤형으로 개발한 AI칩을 판매하려 했으나 미국 정부의 장애물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계속해서 펼치고 있는 첨단기술 수출 단속의 일환으로, 미국 정부는 2022년부터 자국 기술을 쓴 첨단 반도체와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를 더 강화한 방안을 내놨다.
AMD는 중국 시장만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수출제한 기준을 충족하도록 성능을 낮춘 AI칩을 설계해 상무부 승인을 받고자 했다. 이 제품이 중국 이외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성능이 낮다는 게 AMD 측 입장이다. 하지만 상무부 측은 성능이 여전히 너무 강력한 탓에 상무부 산업안보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는 회신을 보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AMD가 라이선스를 신청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우위를 우려하며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최첨단 반도체와 그 생산장비의 수출을 제한해 왔다. 엔비디아는 즉각 수출 제한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을 개발했고,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 제품의 세부 사항을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AMD는 미국 정부가 처음 반도체 수출통제에 들어갈 당시에는 중국 시장에 발판이 매우 적은 탓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 수출통제에 영향을 받는 등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AMD도 AI칩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고, ‘MI309’로 불리는 중국 맞춤형 제품 라인업을 꾸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면서 AMD의 AI칩을 구매하려고 했던 중국 고객이 누구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