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의 매각가가 최대 1조 1000억 원으로 추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적격인수 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저비용항공사(LCC) 4곳에서는 벌써부터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사가 종료될 4월 중순까지 매각 측과 인수 측의 적정 매각가를 둔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 UBS는 이날 오전 제주항공(089590)·에어프레미아(최대주주 JC파트너스)·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에어인천(소시어스) 4곳에 숏리스트 선정 사실을 통보했다. 지난달 28일 4개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지 6일 만이다.
UBS는 인수 후보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자체 보유 화물기 8대, 리스 화물기 3대 총 11대)의 실적과 자산·부채 현황 자료를 제공했다. 실적의 경우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총 4개 분기 기준, 영업이익 1500억 원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은 총 7000억 원으로 부채 4000억 원이 포함됐다. 이를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각가는 최소 9500억 원에서 최대 1조 1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통상 항공사 매각가는 EBITDA의 4.5~5배수에 순차입금부채 등을 빼서 산출한다.
인수 후보 사이에서는 고매각가 논란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22년 4분기가 포함된 실적 산정 기간이 문제가 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2022년 4분기는 항공화물 운임이 정점에 있던 때로 해당 분기에만 1200억 원의 영업이익이 났다”며 “어느 정도 매각가를 부풀리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건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만 놓고 볼 때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영업이익은 700억 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매각가를 둘러싼 논란은 최종 입찰이 이뤄질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측은 약 6주 간의 실사 기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매각 측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인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측에서 통합 대한항공(003490)과 공정 경쟁이 가능한 사업자라는 판단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