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 대규모로 확대할 연구개발(R&D) 예산을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 육성에 집중 투자한다.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AI 반도체 프로젝트를 구상해 국가전략기술로 중점 육성할 계획이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5일 내년 R&D 예산 증액 방향에 대해 “R&D 투자 시스템을 개혁해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선도형 R&D로 만들고 국가 난제 해결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여러 개 편성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은 △혁신 선도형 R&D 사업 협의체 구성 △AI 반도체 프로젝트 △AI가 접목된 첨단 바이오 사업 △양자기술 중심의 우주와 차세대 원자력을 ‘예산 폭탄’이 투입될 과제들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혁신 성장 R&D는 3개 부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에서 5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표 사업을 엮어 노하우를 공유하고 관련 제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협의체를 다음 주 출범시킬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한계 도전 R&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산업부는 ‘알케미스트 프로젝트’를, 복지부는 ‘ARPA-H 프로젝트’를 각각 맡고 있다. 이들 사업의 올해 예산은 각각 100억 원, 282억 원, 495억 원인데 내년에는 대규모로 증액된다.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AI 반도체 프로젝트’는 신규 R&D 사업으로 펼쳐진다. 박 수석은 “AI 반도체 선도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지능형 반도체(PIM), AI를 위한 한국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저전력 AI 반도체 등을 다 포함한다”고 말했다. AI 기반 신약 설계나 디지털 헬스케어, 소프트웨어를 약으로 보는 접근 등 첨단 바이오 분야 또한 집중 육성한다. 여기에 우주산업과 차세대 원자력 등 국가전략기술도 챙긴다.
박 수석은 “우주산업은 조만간 관련 비전을 선포하는 행사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 안건으로 2025년도 R&D 투자 계획 안건을 상정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상세 내용 보고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아울러 글로벌 R&D 협력을 위해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으로 가입하기 위한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호라이즌 유럽은 1984년부터 시작된 유럽연합(EU) 다자 연구 혁신 재정 지원 사업으로 개별 회원국이 추진하기 어려운 연구 혁신 사업을 EU 차원에서 추진한다. 박 수석은 “이달 하순에 과기정통부 장관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협상 타결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일정 기여금을 내고 국내 연구자들이 EU 연구비를 직접 받아 연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시작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