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 들어간 비트코인…역대 최고가 새로 썼다

5일 한때 6만9000달러 돌파
2년 4개월 만에 신고가 기록
현물 ETF로 월가 통한 자금 유입

5일(현지 시간)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6만900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AP연합뉴스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5일(현지시간) 한 때 6만900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월가를 통한 자금 유입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비트코인은 이날 다우존스마켓데이터 기준 1비트코인 당 6만9209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11월에 세웠던 최고가 6만8990달러를 2년 4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비트코인이 6만9000 달러를 돌파한 것은 2009년 비트코인 탄생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늘어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하다 이후 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전망 등으로 하락했다. 특히 루나사태와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붕괴, 헤지펀드인 쓰리애로우즈캐피털, 셀시우스 등 주요 크립토 관련 기업들의 파산으로 2022년 한 때 1만6000달러 까지 떨어진바 있다.


최근의 가격 상승세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유입된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트코인 ETF가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은 별도로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을 만들 필요 없이 보유한 증권사 계좌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접근성이 개선된 것은 물론 비트코인이 월가에서 거래되는 주류 자산군으로 입지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1월 10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 이후 15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기존 신탁에서 ETF로 전환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ETF에서 순 유출이 일어났지만 1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해 여전히 50~60억 달러의 순 유입을 기록하고 있다. 가상장산관리운용업체 갤럭시 디지털의 리서치헤드인 알렉스 톤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놀라운 수준”이라며 “이제 가상자산 시장에는 월가가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비트코인 반감기로 공급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로 비트코인 채굴에 성공한 채굴자가 받는 비트코인의 갯수가 4월부터 현재 6.25개에서 3.125개로 줄어들게 된다. 이는 비트코인의 신규 공급 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를 지닌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총 2100만개로 제한돼 있으며, 이 중 1900만 개는 이미 채굴된 상태다.


다만 앞으로 전망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엇갈린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4월 이후 4만2000달러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냈다. 보고서는 “4월 이후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한 행복감이 가라앉으면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최근 비트코인 ​​반감기와 다음 주요 이더리움 업그레이드가 “대부분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고 밝혔다.


상승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월가의 낙관론자 중 한명인 펀드스트랫의 리서치 헤드인 톰 리는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8만2000달러에 도달하고 2024년 말까지 15만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와이즈애셋매지니먼트의 CIO인 매트 휴건은 올해말 비트코인이 8만 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10만~20만 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로 수요가 훨씬 더 커질 것이지만 공급은 충분하지 않다”며 “지금은 비트코인 가격의 새로운 시대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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