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한 주수호 의협 홍보위원장… “의사들, 가짜뉴스·선동에 맞서는 것”

오전 10시에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 출석
"의사들, 밥그릇 싸움하는 집단으로 치부"
"전공의는 신인류… 선배 나선다고 따르지 않아"
노환규, 김택우, 박명하 등 관계자 줄소환 예정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이 6일 오전 의료법 위반 등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출석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에 의해 전공의들이 대학병원을 떠나게 돼 업무방해를 했다는 혐의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두려울 것도 감출 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 5명에 대해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권욱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교사했다는 혐의로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 5명이 보건복지부 등으로부터 고발 당한 가운데, 주수호 의협 언론홍보위원장이 첫 번째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6일 주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46분께 서울 마포구 소재의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주 위원장은 의협이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을 교사하거나 종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살인적인 저수가에 의료보험이 도입된 이후로 이 사태는 예견돼 있었다”라며 “의사들은 지난 수십년 간 현재의 잘못된 것을 방치하면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의료가 순식간에 몰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호소도 하고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사들의 노력으로 전세계 최고의 의료접근성과 건강성을 유지했던 대한민국의 의료제도가 오늘 이 순간 몰락하는 과정에서 사이비 관변학자와 보건복지부 고위 관리들이 이 사태가 마치 대한민국에 의사가 부족해 비롯된 것이고, 의대 정원 증원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마냥 국민을 호도하고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여론에 맞서 정부의 잘못된 주장에 맞서 싸우는 의사들을 집단 이기주의에 젖어 밥그릇 싸움이나 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치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보건복지부가 의협이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등 단체 행동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한 혐의가 있다고 고발장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 “숨길 것도 없고, 숨길 이유가 없다. (집단 행동을)교사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교사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라며 “MZ세대는 완전히 신인류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선배들이 나선다고 따르지도 않는다. 우리가 후배들을 방조하고 교사했다는 것은 전혀 본질과는 다른 얘기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의사들의 2024년 오늘의 운동은 비폭력 무저항 자발적 포기 운동이라고 명명했다”라며 “정부가 더 이상 의사들의 이런 자발적 포기라는 의미를 훼손시키지 않고 빨리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고집을 꺾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관계자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혐의는 업무방해 및 교사·방조 등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들이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등 단체 행동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전공의들의 소속된 수련병원에 의료 공백을 초래해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주 위원장을 시작으로 의협 관계자들의 소환 조사는 잇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노 전 의협회장은 오는 9일 소환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 비대위원장과 박 조직위원장은 오는 12일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임 회장은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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