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마포구 ‘성산시영’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고 나흘 만에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예산신청 동의율을 확보하면서다. 최고 40층, 총 4823가구로 사업성도 높아 여의도·압구정과 함께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산시영 예비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1월 26일부터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예산 신청 주민 투표를 시작해 나흘 만에 동의율 50%를 확보하고, 현재 마포구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통상 다른 단지는 이 과정에서만 3개월 이상이 걸리지만, 성산시영은 마포구의 공공지원을 통해 기간을 단축시켰다. 예비추진위 측은 구청 승인 이후 추진위 구성을 위한 주민 동의서 징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기간을 기존 5개월에서 3개월 앞당기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성산시영을 최고 40층 높이로 짓는 내용의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안을 확정했다. 통상 정비구역 지정부터 재건축 조합설립까지 3~4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사업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1986년에 준공된 성산시영은 총 3710가구 규모로, 향후 재건축을 통해 30개 동, 4823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김아영 성산시영 예비추진위원장은 “추가 분담금에 대한 주민 이해도와 참여도가 높은 것이 강점”이라며 “인허가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8월께 조합을 설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전용면적 50㎡ 실거래가는 지난해 12월 8억 6500만 원까지 내렸다가 이달 8억 9000만 원으로 2500만 원 가량 올랐다. 전용 59㎡도 지난해 말 10억 6700만 원에서 지난 달 11억 2500만 원에 거래됐다. 성산시영의 경우 전용 59㎡ 소유자가 전용 84㎡를 분양받으려면 2억 5000만 원의 추가분담금을 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실거주보다 재건축 투자용으로 물건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추가 분담금도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고, 젊은 주민들이 많아 사업에 속도가 더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