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에게도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는 6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엑스(X, 옛 트위터)에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미국 대통령 후보 어느 쪽에도 돈을 기부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리기 하루 전엔 머스크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캠프 자금 지원 추측이 나오자 머스크가 SNS를 통해 이를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의 세계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자산은 5일 기준 1920억달러(약 26조원)으로 세계 3위다. 여기에 미국의 X 월간 이용자는 지난해 말 기준 5600만명이고, 머스크의 팔로워 수가 1억7500만 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그의 특정 후보 기부가 지닌 의미와 파급 효과는 상당하다.
머스크는 그동안 조 바이든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구에 대해서도 친밀함을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않아 왔다. 2020년 대선 때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혔으나 최근 불법 이민 증가를 두고 바이든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2017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자 이에 반발해 대통령 자문단에서 탈퇴했으나 이와는 별개로 2018년에는 트럼프의 보호 무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의 사업 특성상 특정 정당에 편중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기차(EV) 대기업 테슬라나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보조금 및 각종 구매 계약을 통해 미 정부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