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 세계 e커머스 삼키는 ‘알테쉬’ 아시나요

알리 月 사용자 1년새 130% ↑
막강 자본력으로 美 등서도 돌풍
공정위는 서울사무소 현장 조사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e커머스(China+e커머스)’가 급팽창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알리가 11번가를 제치고 2위에, 테무가 G마켓을 넘어서 4위에 올랐는가 하면 세계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C-e커머스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시장 공략 전략을 계속 펼친다면 세계시장을 요동치게 할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글로벌 e커머스 패권을 C-e커머스가 거머쥐게 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들린다.


7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2023년 2월 알리 앱 사용자 수는 355만 명밖에 되지 않았다. 2953만 명의 쿠팡은 물론 944만 명의 11번가, 655만 명의 G마켓, 422만 명의 티몬보다도 사용자 수가 적었다. 하지만 1년이 흐른 지난달 알리는 818만 명으로 쿠팡을 제외한 국내 모든 e커머스 업체를 넘어섰다. 11번가·G마켓·티몬 등이 뒷걸음질하는 사이 무려 130%의 사용자 수 증가를 이뤄냈다.


테무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7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테무의 경우 8월 52만 명이었던 사용자 수가 6개월 만인 올해 2월 581만 명으로 수직 상승했다. 1년도 되지 않아 이용자 수가 10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신장률은 1017%이다. 쉬인의 경우 사용자 수가 지난해 2월 14만 명에서 68만 명으로 증가했다. 3사 모두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월간 사상 최다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C-e커머스는 전 세계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테무와 쉬인은 글로벌 e커머스 앱 성장 순위뿐만 아니라 미국·유럽·중남미·중동 등의 앱 성장 순위에서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특히 테무는 2022년 9월 출시 이후 다운로드가 급격히 증가해 단숨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e커머스 앱이 됐다. 지난해 다운로드 수는 3억 건을 넘었다. 테무에 이어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e커머스 앱은 쉬인이다. 쉬인의 지난해 1~11월 다운로드 수는 2억 6000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C-e커머스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괄목할 만한 성과는 초저가 전략이 적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싸도 적당히 싸야 경쟁을 하지 가격이 5분의 1, 어떤 제품은 10분의 1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경쟁할 수가 있겠느냐”며 “가품인지 알면서도 한 번 쓰고 버리지 하는 생각으로 소비자들이 구매에 나서고 있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00원짜리 블루투스 이어폰, 20만 원대 아이언 세트 등이 대표적인 초저가 제품이다.


막대한 판촉 비용도 C-e커머스의 강력한 무기다. 테무는 최근 전미 프로풋볼(NFL) 결승전에서도 광고를 집행했다. 1초당 650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광고비를 집행한 것이다. 광고판에는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는 문구를 띄웠다. 테무는 슈퍼볼 광고 직후 미국 앱 다운로드 순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알리가 네이버 등에 막대한 광고 비용을 집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최근 알리의 광고가 네이버의 성장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C-e커머스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지금의 초저가, 판촉 전략을 이어간다면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이상용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마존도 그랬고 쿠팡도 그랬고 시장에서 확실한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적자를 감내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돈을 엄청나게 쏟아붓는데 그게 정말로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과로 이어질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혜택만 챙기고 고객이 떠나는 순간 지금의 C-e커머스 인기는 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e커머스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현 경제 생활에서 합리적 소비를 좇는 소비 행태 때문”이라며 “지금처럼 압도적인 판촉 비용을 계속 투입할 수 있느냐가 성장과 정체·쇠퇴를 가르는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장과 함께 소비자 불만 증가, 가품 논란 등 그늘도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리의 소비자 보호 의무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주 서울 중구 알리코리아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소비자 분쟁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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