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소송에 발목잡혀…K바이오시밀러 출시 차질

삼바에피스·셀트리온 등 제품
국내선 품목허가 획득도 완료
오리지널 개발사 잇단 소송에
美·유럽 출시일정 불확실해져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와 비만치료제 ‘삭센다’ 같은 블록버스터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가 줄줄이 만료되면서 치열한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은 임상시험을 마무리하고 품목허가에 돌입했다. 하지만 오리지널 약 개발사들이 현지 특허 소송을 통해 특허 지연을 시도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의 출시 시점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9일 아일리아의 국내 특허가 만료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필리부’에 대한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허가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068270)은 ‘CT-P42’에 대해 지난해 6월 미국에 이어 같은해 7월에는 한국, 11월에는 유럽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삼천당제약도 지난해 11월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유럽에서도 신청 절차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본 게임’이 열리는 미국과 유럽 시장 출시 시점은 불확실하다. 아일리아의 미국 특허는 5월, 유럽 특허는 11월 만료되지만 리제네론이 특허소송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지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리제네론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과 미국에서 12개 특허와 관련된 소송을 벌이고 있고 독일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캐나다에서는 셀트리온과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리제네론의 연간 매출 중 아일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완료됐지만 특허 소송에 묶여있는 부분들이 많아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도 올해 특허가 만료된다. 삭센다는 경쟁 약물인 위고비가 등장하며 위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02억 8900만 크로네(1조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비아트리스, 테바,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 3곳이 노보노디스크와 특허 소송 끝에 올해부터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들이 출시할 제품은 삭센다와 성분은 같지만 용량이 적은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의 바이오시밀러다. 테바, 바이오콘 등은 삭센타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위해 노보노디스크와의 법적 분쟁을 치루면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비만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각축전은 2026년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물질 특허가 만료되는 중국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삭센다는 물론 위고비 바이오시밀러도 출시도 가능해진다. 중국은 아시아 최대 비만치료제 시장으로 인민일보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 비만 인구는 2억 2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2025년에는 중국 비만 치료제 시장이 120억 위안(약 2조 2280억 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중국 비만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제약사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사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펩타이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펩진이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위고비 바이오시밀러(PG004)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7월 공정 개발 작업을 완료했고 임상시험 등의 과정을 거쳐 2026년 중국, 202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펩진 관계자는 “펩타이드 생산 수율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시밀러 및 바이오베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