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리스크 최소화"…김범수 개인회사 문 닫는다

■케이큐브임팩트 해산 결의
비핵심·문제소지 기업 축소 전략
문어발식 확장 비판 잠재워 쇄신
동생이 운영 오닉스케이도 정리
계열사 수 9개월만에 10개 줄여

카카오(035720)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개인회사 '케이큐브임팩트'가 문을 닫는다. 김 위원장의 동생이 운영하던 회사들도 청산한다. 사법리스크 해소를 위해 경영 쇄신 작업에 나선 김 위원장의 의지가 담긴 결정으로 해석된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케이큐브홀딩스의 자회사 케이큐브임팩트는 올해 1월 1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의했다. 청산인으로는 김탁흥 케이큐브홀딩스 대표 겸 케이큐브임팩트 대표가 선임됐다. 다만 청산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큐브임팩트는 2020년 8일 설립된 경영 컨설팅 회사로, 김 위원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의 완전자회사다.


케이큐브임팩트가 해산하면 김 위원장과 그의 친족이 소유한 회사는 케이큐브홀딩스를 남기고 모두 문을 닫게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화영 씨가 운영하던 부동산 관리 업체 오닉스케이는 올해 1월 청산을 결정했다. 오닉스케이의 자회사로 영어학원을 운영하던 뉴런잉글리쉬도 같은 시기 해산했다.


케이큐브임팩트를 비롯한 친족 소유 기업 정리에는 김 위원장의 쇄신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8년 오닉스케이와 뉴런잉글리시는 지연공시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아울러 계열사 수가 감소하는 효과도 있다. 케이큐브임팩트와 오닉스케이 등은 카카오 경영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김 위원장 및 친족과 연관돼 계열회사로 분류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핵심 사업이거나 문제 발생의 소지가 있는 기업을 정리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며 “경영 쇄신의 일환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소위 '문어발식 확장' 비판을 잠재우고 경영 효율화를 위해 계열사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지난달 10일 기준 카카오 계열사는 137개다. 2023년 5월 SM엔터테인먼트 편입으로 계열사가 147개로 집계됐지만 약 9개월 만에 10개가 줄었다. 카카오 계열사 키즈노트는 지난해 11월 장난감 문구 사업을 하는 '에이윈즈' 지분을 매각했다.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달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카카오스페이스를 오는 5월 흡수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김 위원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의 청산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07년 설립된 케이큐브홀딩스에 김 위원장의 두 자녀가 직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 회사를 통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케이큐브홀딩스의 초대 대표는 김 창업자의 처남인 형인우 씨가 맡았고 김화영 씨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대표를 역임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김 위원장은 2021년 "앞으로 케이큐브홀딩스는 논란이 없게 더 이상은 가족 형태의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 전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2022년부터 작년까지 약 500억 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 80만 1200주를 비영리법인 브라이언임팩트에 기부했다. 이에 따라 2021년 말 10.55%이던 케이큐브홀딩스의 카카오 지분율은 10.39%로 낮아졌다.


케이큐브홀딩스가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소송에서 일단 승리하며 청산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를 금융사로 판단하며 '금산분리 규정'을 어겼다고 보고 시정명령을 내리는 한편 검찰에 고발했지만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은 케이큐브홀딩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상태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당장 청산할 이유와 명분이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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