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랠리에 모여든 투자자들을 확보해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고팍스는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신고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거래소들의 경우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종료한 후 수수료율을 낮췄지만, 고팍스의 경우 수수료 인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7일 고팍스 관계자는 “아직 수수료 무료 종료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고팍스는 지난해 10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USD코인(USDC)의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지난해 9월 빗썸이 신호탄을 쐈다. 가상자산 시장 활황에 대비해 이용자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코빗과 고팍스도 뒤이어 수수료 무료 경쟁에 참전했으나 빗썸은 지난달, 코빗은 지난주 이벤트 종료를 선언했다. 업비트와 코인원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실시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 수수료 무료를 유지하는 곳은 고팍스뿐인 상황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자 절호의 기회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원화 거래소 중 점유율이 가장 낮은 고팍스는 이용자 확보가 급선무다. 고팍스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이벤트 중단보다)이용자가 재미를 느끼도록 거래소를 더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며 “결국 거래 활성화를 위한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용자를 확보한 뒤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끝내도 수수료율이 전보다 인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빗썸·코빗은 수수료 유료 전환 이후 수수료율을 낮췄다. 고팍스 관계자는 “(무료 이벤트 종료 이후 방향에 대해) 정해진 건 없지만 다른 거래소를 따라 할 이유는 없다”며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이) 이용자 확보를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용자에게 새 혜택을 주는 등 더 준비할 부분이 많아 모든 가능성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수수료율을 내리기보다 유입된 이용자가 떠나지 않도록 차별화된 혜택 제공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수수료율을 낮추면 재무구조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고팍스는 지난 2022년 영업손실 76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고파이 투자자에게 채무금을 주식으로 출자 전환해달라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올해 하반기 VASP 갱신 신고에 대비해 부채를 줄여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고팍스 관계자는 “회사가 (현재) 재원이 필요한 상황을 감안하며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한정된 재원과 여력 안에서 선보일 부분을 고민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