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엔 꽃, 다른 누군가엔 피켓…달랐던 한국 '여성의 날'

양대노총, 도심에서 여성의날 기념집회
노동권·평등 사회 촉구하며 ‘파업 피켓’
시민단체·지자체, 여성에게 꽃주기 행사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민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왼쪽)이 서울 종로에서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같은 날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들이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앞에서 장미꽃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도 매년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손에 꽃과 피켓이 쥐어졌다.


민주노총은 8일 14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여성의 날을 기념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성별 임금격차 해소, 평등한 돌봄, 여성노동권 쟁취를 구호로 내걸었다. 대회에 참가한 여성들의 손에는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가자, 여성파업'이란 글귀가 쓰인 종이피켓이 쥐어졌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한 작업장 화재 사고로 숨진 미국 여성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당시 미국 여성들은 선거권과 노조 결성권을 촉구하는 시위을 벌이면서 '빵(생존권)과 장미(참정권)를 달라'고 외쳤다. 이날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여성들이 손에 든 피켓의 ‘파업’은 우리나라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중 단체행동권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가정과 일터, 사회 곳곳에서 성차별의 고리를 끊어내는 투쟁은 우리 모두의 과제"라며 "성차별을 넘어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자"고 대정부 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14시부터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여성노동자대회를 열었다. 한국노총도 민주노총처럼 여성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대우받는 변화를 촉구했다. 다만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처럼 대정부 투쟁 보다 정책 마련 등 실리적인 대안 마련 투쟁을 예고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한국은) 가부장적 문화와 인식이 여전하고 유독 여성의 일자리는 비정규직이 많다"며 "여성노동자를 위한 입법과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날 두 노총 대회 참가자들처럼 피켓 대신 꽃을 들고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여성들도 많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서울 이화여대 앞 등 서울 시내에서 5000여명 여성에게 장미꽃을 건넸다. 교육청을 중심으로 한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도 장미꽃과 빵을 건네는 행사들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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