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신용보증기금이 기업을 대신해 갚아야 할 빚이 지난해보다 87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가 최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주요 경영지표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대위변제(대출자가 갚지 못해 보증 기관이 대신 상환하는 금액) 규모는 2조 9467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1.9%(8695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위변제 금액이 급등한 것은 ‘일반보증’ 사업의 대위변제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올해 일반보증 대위변제액은 2조 6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7%(5557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보증은 신용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서주는 것으로 신보의 핵심 사업이다. 이 외에도 ‘유동화회사보증(327억 원→2313억 원)’ ‘저금리대환위탁보증(244억 원→1510억 원)’ 대위변제액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소상공인 위탁보증’ 사업 대위변제 예상 규모는 4949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14억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사업의 대위변제 금액 증가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반보증 등 주요 사업의 대위변제액이 증가한 것은 전체 보증액 중 부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보증 부실률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 2%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3.5%로 뛰었고 올해는 4.2%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보증 부실이 커지면서 신보의 자산운용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보는 올해 당기순손실이 1조 5850억 원으로 전년(576억 원)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을 예상할 때 당초 1조 원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리스크 관리 강화 노력 덕에 손실 폭이 대폭 줄었다”면서 “올해 예상치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 실제 실적은 이보다 나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신보의 보증 공급 여력이 떨어지면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기 자금난→채권 부실→신보 재무 부담 가중→보증 축소→중기 자금난’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보는 지난해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통해 “복합 위기 등 경제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2024년까지 보증 확장 기조를 유지한 후 2025년부터 보증 규모를 점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신보 관계자는 “보증이 적정운용배수 이내로 안정적으로 관리돼 보증이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