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의혹 차고 넘쳐" 정조준한 野…선거에 휩싸인 檢·法[안현덕 전문기자의 LawStory]

민주당 “조국 집중 받자 수사…수사 진정성 의심”
김건희 여사 수사 공권력 작동 無…檢 묵묵부답
李 “이상 혐의로 아내 재판…김건희 수사는 막아”
宋 “2년 실형 선고 받고도 조국은 창당·활동 가능”
창당하도고 불가능해 형평성 어긋나…보석 요청

연합뉴스

4·10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등 수사를 겨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소나무당을) 창당하고도 활동을 못 한다”며 보석 허가를 호소했다. 4·10 총선이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이른바 정치권 수사·재판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검찰·법원이 논쟁의 한 가운데 서는 모습이다.


10일 정치·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9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은 지난 7일 대통령 기록관을 압수수색하며 이른바 ‘울산시장 선거개입 혐의 수사를 본격화했다”며 서울고검이 재기 수사 명령을 내린 지 2달여 만인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언론에서 집중적인 주목을 받는 시점에서 수사를 본격화하는 모습은 수사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일가와 윤석열 정부 인사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은 차고 넘치지만 검찰은 묵묵부답”이라고 지적했다.



입장 밝히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3.8 nowwego@yna.co.kr(끝)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에 대해선 수사 엔진을 가동한 데 반해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등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정원두 부장검사)는 앞서 6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생산한 지정기록물 등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 1월 서울고검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해 재기수사 명령을 내린 지 49일 만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면서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부인은 주가조작, 디올백 수수 이런 명백한 범죄 혐의들이 상당한 증거에 의해서 소명이 되는데도 수사는커녕 특검까지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막고 있다”며 “누가 밥값을 냈는지 알지도 못하는 제 아내는 7만 몇 천 원 밥값 대신 냈다는 이상한 혐의로 재판에 끌려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이 불공정과 무도함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심판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옥중에서 창당한 신당 ‘소나무당’ 창당대회가 6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4·10 선거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소 기소된 송영길 전 대표 재판에서도 거론됐다. 송 전 대표는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에 출석해 “조국 전 장관은 2심에서도 실형이 나왔는데도 법정 구속이 안 돼 창당하고 활동한다”며 “저는 1심 선고도 안 나고 무죄를 주장하며 싸우는데 오늘 창당(소나무당)하고도 활동을 못하는 점에서 수긍이 안 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의 경우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돼 1·1심에서 모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도 재판부가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 구속을 하지 않았는데, 본인은 구속돼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선거는 4년 동안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라며 “25년 정치 인생을 결산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현 상황에 대해 다소 걱정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검찰은 물론 법원까지 여야 정치권 압박에 흔들릴 경우, 좋지 않은 선례만 남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야는 물론 검찰·법원 모두 스스로 제자하는 등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여사 사건은 이미 수사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검찰은 이미 골든 타임을 놓친 모습”이라며 “그만큼 선거가 임박할수록 정치권 입방아에 오르는 건 막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로워 지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권력 유무와 상관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재판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나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법원은 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이 출마해 당선될 경우 재보궐 선거가 이뤄지는 등 국가 지출만 늘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부터라도 검찰·법원은 물론 여야 정치권까지도 올바른 수사·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스스로 자제하는 등 자정작용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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