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중재국들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인 10일(현지시간)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6주간의 휴전 협상을 타결하려 노력해왔으나 결국 불발됐다. 라마단 기간 중 가자지구뿐 아니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도 유혈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양측은 핵심 조건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2주 가까이 시간을 허비, 결국 라마단 전 휴전 합의에 실패했다. 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재국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휴전이 체결되도록 양측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계속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라마단 시작 후 이틀간만이라도 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라마단 기간 폭력 사태가 가자지구 밖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슬람의 가장 성지 중 하나인 예루살렘의 알 아크사 사원에 집결할 것을 촉구했다.
알 아크사 사원은 이슬람과 유대교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으로, 라마단 기간 참배객이 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도 잇따랐다.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이 작전을 '알 아크사 홍수'라고 명명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이스라엘 내 아랍 시민들의 알 아크사 사원 접근에 제한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간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랍계 이스라엘 주민은 라마단 기간 신앙의 자유를 이유로 사원 문을 걸어 잠그기도 하고, 이스라엘 경찰은 질서유지를 명목으로 이 같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행동을 제약했다.
이 과정에서 유혈 충돌이 빚어졌고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무력 대치로 이어졌다. 여기에 2022년 극우세력을 등에 업은 베냐민 네타냐후가 총리로 복귀하면서 시작된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의 성지 도발은 아랍권 전체를 분노하게 했다.
전쟁 중 맞는 이번 라마단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 아랍권의 반이스라엘 움직임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을 촉구하면서 "만약 라마단까지 휴전에 합의하지 못하면 아주, 아주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