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겨울비"…울산 물이용부담금 확 줄어

겨울 강수량 역대 최고치 기록
이달 부과분 톤당 29.9원 인하

울산시민의 식수인 사연댐을 촬영한 항공사진. 사진제공=울산시

이번 겨울 유난히 비가 자주 내리면서 울산지역 겨울 강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이 부족한 울산은 매년 낙동강 원수를 끌어다 쓰면서 물이용부담금을 지불해왔는데, 올해는 원수 구입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10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2023년 1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울산지역 겨울 강수량은 총 307.5㎜로 측정됐다. 이는 지난 1944년 기상관측 이래 최대 강수량이다. 전년 같은 기간(123.9㎜)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사흘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리면서 겨울 장마라는 말까지 나왔다. 평년 대비 따뜻하고 습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우리나라로 자주 유입되고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날이 많고 강수량도 많았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잦은 비는 울산시민에게도 이득이다. 울산은 낙동강 원수를 직접 또는 정수해 공급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상수도요금 외에 별도로 물이용부담금을 부담한다. 물이용부담금은 상하수도 요금 고지서에 함께 부과되는데, 원수 구입량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


울산의 최근 5년 간 강수량을 보면 2019년 1450.1㎜에서 2020년 1557.9㎜로 늘었으나 2021년 1337㎜, 2022년엔 926.1㎜로 크게 줄면서 시민들의 물이용부담금도 크게 늘어났다. 다행히 올해는 지난해(1642.9㎜)에 이어 2년 연속 강수량이 늘면서 부담해야할 금액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강수량 증가와 원수 구입량 감소 노력으로 울산의 물이용부담금은 3월 부과분부터 톤당 66.3원에서 36.4원으로 29.9원 인하된다. 예를 들어 월 20톤의 물을 사용하는 4인 가족이 기존 월 1320원 냈다면 앞으로는 월 720원으로 줄게 된다. 내년 3월부터 부과되는 물이용부담금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올해 강수량과 저수량을 예측해 낙동강 원수 구입량을 최소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갈수기인 겨울철 강수량이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3월부터 낙동강 원수를 끊었는데, 올해는 한 달 앞당겨 2월부터 낙동강 원수 의존을 없앴다.


울산시 관계자는 “겨울 갈수기에 비가 많이 오면 식수 여력이 생긴다”며 “남은 기간 강수량이 문제겠지만, 올해도 강수량 예측 등을 통해 시민들의 식수 부담을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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